"얼차려 정도였다" 문제 없다는 현주엽⋯"얼차려도 학대다" 문제 있다는 법원
"얼차려 정도였다" 문제 없다는 현주엽⋯"얼차려도 학대다" 문제 있다는 법원
'농구스타 출신' 방송인 현주엽 학폭 논란 제기에⋯"운동부 단체기합 차원일 뿐이었다"
도리어 "엄정하게 민⋅형사상 책임 묻겠다"고 나왔는데
현재 우리 법원이라면? '기강 잡기' 이유로 정당화 안 돼⋯법적 처벌 대상된다

'농구스타 출신' 방송인 현주엽씨가 학폭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지난 2019년 창원LG세이커스 감독 당시. /연합뉴스
스포츠계와 연예계를 휩쓴 학교폭력 논란.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 현주엽씨에게도 화살이 돌아왔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 씨를 학폭 가해자로 지목한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중학교 시절 현 씨가 단체집합을 시키며 운동장에서 얼차려를 하게 했다"며 "후배들을 장기판 모서리로 때리는 등 폭력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현씨는 같은 날 즉각 반박에 나섰다.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시킨 적이 있다"면서도 "단체 기합 이외에 개인적인 폭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엄정하게 민⋅형사상의 책임도 강력하게 묻겠다"고 덧붙였다.
불법이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로톡뉴스가 확인한 결과, 현씨가 인정한 '얼차려'만으로도 처벌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법원은 판례를 통해 얼차려를 불법으로 보고 있었다.
운동부 기강을 잡기 위한 관행으로 인식돼온 '얼차려'. 하지만 우리 법원은 단체 기합 등도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고 봤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얼차려를 준 운동부 코치의 경우 법원은 이를 문제 삼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 2019년으로 올라간다. 광주 소재 모 중학교의 배구부 코치였던 A씨. 경기를 막 마친 후, 그는 화난 얼굴로 체육관에 들어섰다. 이 학교 배구부 소속 B학생은 선수대기실 앞 복도에 고개를 숙이고 섰다. 이윽고 A씨는 B학생에게 이른바 '얼차려'를 시켰다. 그리고선 바닥에 머리를 박고 엎드린 피해 아동의 등을 발로 한 차례 걷어찼다.
폭행은 훈육으로 포장됐다. 연습경기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는 게 B학생이 맞는 이유였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모든 게 B학생의 실력 향상을 위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1심을 맡은 광주지법 재판부(단독 김지후 부장판사)는 "B씨의 행위는 아동인 피해자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라며 "피해 아동은 물론 부모가 입었을 정신적 고통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집행유예를 선고하긴 했지만, "실력 발휘를 못 했다"는 주장과 이에 뒤따른 폭력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법원의 유죄 판결이었다.
이러한 법원의 결심은 2심에서도 그대로 굳혀졌다. 항소심을 맡은 광주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장용기 부장판사)는 원심이 선고한 징역 6월과 집행유예 2년이 적합하다고 봤다. 운동부의 기강을 잡겠다며 이뤄지는 행동들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건 셈이다.
"얼차려만 시켰다"는 현주엽씨. 물론 30년 전 이뤄진 일이다. 그 당시엔 당연시 여겨졌던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앞선 판결에 따르면, 지금 현재는 이러한 행동 역시 처벌 대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