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장모 딥페이크 만들고 "성관계 안 해줘서"… 되레 이혼 요구한 남편의 최후는
처제·장모 딥페이크 만들고 "성관계 안 해줘서"… 되레 이혼 요구한 남편의 최후는
처제 불법촬영에 장모 딥페이크까지
"배포 목적 없었다" 주장, 통할까

A씨 남편이 만든 처가 식구들 딥페이크 사진 모습. /JTBC News 유튜브 캡처
남편의 휴대전화 속 보안 폴더가 열리는 순간, 아내 A씨의 세상이 무너졌다. 그 안에는 자신과 친정어머니, 이모, 그리고 여동생의 얼굴이 합성된 나체 사진, 즉 딥페이크 음란물이 가득했다.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A씨 가족을 성적 대상으로 삼은 범인은 다름 아닌 남편이었다.
남편의 범행은 뻔뻔함을 넘어섰다. 그는 "욕구를 풀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변명하더니, 급기야 "당신이 나와 성관계를 해주지 않아서 이런 사진을 만든 것이니 당신 잘못"이라며 책임을 아내에게 돌렸다.
심지어 아내가 충격으로 친정에 알리지 못하는 사이, 먼저 처가에 범행을 알리며 이혼을 요구하는 적반하장 태도까지 보였다.
결국 A씨 가족은 남편을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 영상물 편집·소지 등) 혐의로 고소했다. 수사 과정에서 처제를 불법 촬영한 사실까지 드러나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도 추가됐다. 하지만 사건은 검찰의 보완 수사 요청으로 다시 경찰로 돌아왔다. 남편이 범행을 저지른 날이 딥페이크 처벌 강화법 시행 바로 하루 전이라 '배포 목적'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가족 전체를 나락으로 빠뜨린 남편은 과연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있을까.
"이혼해달라"⋯ 파탄 주범의 요구, 법원은 들어줄까?
가장 황당한 지점은 혼인 파탄의 주된 원인을 제공한 남편이 오히려 이혼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법원은 원칙적으로 혼인 관계를 망가뜨린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하지 않는다.
남편의 행위는 명백한 유책 사유다. 그는 아내뿐 아니라 처가 식구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고, "성관계를 안 해줘서 그랬다"며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려 했다. 이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부부 관계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탄 나고 오랜 시간이 흘러 유책성이 희석된 경우 등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사건은 범행이 불과 1년여 전에 발생했고, 피해자들이 여전히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어 예외가 적용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법 시행 '하루 전' 꼼수, 처벌 피할 수 있나
남편 측이 기댈 가장 큰 법적 쟁점은 범행 시점이다. 2024년 10월 16일부터 시행된 개정 성폭력처벌법은 딥페이크 영상물을 배포할 목적 없이 제작만 해도 처벌하고, 소지·시청까지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
하지만 남편은 법 시행 하루 전인 10월 15일에 범행을 저질렀다. 따라서 구법에 따라 '반포할 목적'이 있었음을 입증해야 처벌이 가능하다. 남편이 "개인적인 욕구 해소를 위해 만들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그러나 처벌 가능성은 충분하다.
첫째, 시댁 단체 대화방에 스스로 올린 행위 자체가 '반포'에 해당한다. 남편은 A씨의 요구에 따라 시댁 식구들이 있는 단톡방에 "잘못된 이상성욕으로 아내의 동생 사진으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며 딥페이크 합성 사진을 직접 첨부했다. 이는 명백한 반포 행위로, 구법으로도 처벌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다.
둘째, 처제를 불법 촬영한 혐의는 별개의 범죄다. 포렌식 과정에서 발견된 처제 불법 촬영물은 배포 목적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성폭력처벌법(카메라등이용촬영죄) 위반이다.
셋째, 현재까지 영상을 소지한 행위에 대해 현행법(소지죄)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 비록 제작 시점은 구법의 적용을 받지만, 범죄 행위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법리 다툼의 여지가 있다.
결론적으로, 남편이 '배포 목적이 없었다'는 주장으로 법망을 빠져나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처제·장모 등 가족 대상 성범죄, 가중처벌 되나
현행법상 딥페이크 범죄에 대해 피해자가 친족이라는 이유로 법정형을 가중하는 별도 규정은 없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실질적인 처벌 수위는 훨씬 높아진다.
법원은 형량을 정할 때 피해자와의 관계를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 특히 가족이라는 신뢰 관계를 배신하고 저지른 범죄는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또한, 이 사건처럼 피해자가 처제, 장모, 아내 등 여러 명일 경우 각각의 범죄가 경합범으로 처리되어 형이 가중될 수 있다. 여기에 처제에 대한 불법 촬영 혐의까지 더해지면 처벌 수위는 더욱 높아진다. 실제로 과거 친족을 대상으로 딥페이크물을 제작한 사안에서 실형이 선고된 판례가 있다.
씻을 수 없는 상처, 피해 보상 범위는
남편의 범죄로 A씨와 가족들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특히 A씨의 동생은 사건 이후 심한 불면증으로 하루 2~3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하는 등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이들은 남편을 상대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모든 피해자는 직접 피해자로서 각자의 위자료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 불법 촬영과 딥페이크 피해를 모두 입고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처제의 경우 3,000만 원에서 5,000만 원, 배우자의 배신과 딥페이크 피해를 입은 아내는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장모와 이모 등 다른 가족들도 각각 1,500만 원 이상의 위자료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더불어 아내 A씨는 남편의 유책 행위로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른 데 대해 별도의 이혼 위자료(통상 5,000만 원 이상)를 청구할 수 있다.
형사 처벌과는 별개로, 남편은 가족에게 최소 1억이 훌쩍 넘는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