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팔걸이, 어느 쪽이 제 건가요?…법적으로 따져봤더니
영화관 팔걸이, 어느 쪽이 제 건가요?…법적으로 따져봤더니
"먼저 쓰는 사람이 임자"는 절반만 맞다

영화관 팔걸이는 법적으로 특정인의 소유가 아닌 공유 영역으로, 권리보다 배려가 우선된다. /셔터스톡
영화관 좌석 사이 팔걸이를 두고 벌어지는 소리 없는 전쟁의 법적 승자는 없다. 민법상 양쪽 관객이 함께 사용하는 공유 영역으로, 법적 권리보다는 사회적 배려가 우선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혼자 영화를 보러 간 이 씨.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지만, 양쪽 팔걸이는 이미 옆자리 관객들의 차지가 되어 있었다. 오른쪽 남성은 오른편 팔걸이에, 왼쪽 커플은 왼편 팔걸이에 음료수를 꽂아두고 있었다.
음료수를 놓을 자리가 없던 것은 물론, 자리 일부를 침범당한 것 같아 영화 시작 전부터 마음이 불편해졌다. 이처럼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팔걸이 분쟁, 과연 법의 잣대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선점'의 법칙, 민법상 근거는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팔걸이를 먼저 쓰는 사람이 임자라고 생각한다. 이는 법적으로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민법 제192조는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는 점유권이 있다'고 규정한다. 영화표를 구매한 관객은 해당 좌석과 부속물에 대한 일시적인 점유권을 갖게 된다. 따라서 두 좌석 사이에 놓인 팔걸이는 양쪽 관객이 공동으로 점유할 권리를 가지며, 먼저 팔을 올리거나 음료수를 꽂아 사용하는 사람이 일시적인 점유권을 먼저 행사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절대적인 권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팔걸이는 어느 한쪽의 전용 공간이 아닌 공유 영역으로 봐야 한다.
법의 잣대보다 중요한 배려의 영역
영화관 측 역시 팔걸이 주인을 명확히 정해두지 않고 있다. CGV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인터넷에서 비슷한 질문이 있었지만, 고객 사이에 갈등이 심한 사안이 아니어서 별도의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있다"며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법적으로도 영화관 팔걸이의 소유권을 명시한 규정은 없다. 결국 법의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사회통념에 따른 상호 배려와 양보가 필요한 영역인 셈이다.
만약 팔걸이를 사용하고 싶다면, 법적 권리를 따지기 전에 먼저 옆 사람에게 정중히 양해를 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해결책이다. "크게 불편하시지 않다면, 이쪽 팔걸이는 제가 사용해도 괜찮을까요?"라는 한마디가 소리 없는 전쟁을 평화롭게 끝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법률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