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지능 5세 된 아내 버리고 도망간 남편… 5년 만에 나타나 "내 재산 건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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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지능 5세 된 아내 버리고 도망간 남편… 5년 만에 나타나 "내 재산 건들지 마"

2025. 12. 10 10:4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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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내 5년 방치하고 "장기간 별거했으니 이혼하자" 적반하장

변호사들 "성년후견인 선임 후 반소 제기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지능력이 5세 수준으로 떨어진 아내를 버리고 가출했던 남편이, 5년 만에 나타나 "각자 명의대로 재산을 갖자"며 이혼 소송을 제기해 공분을 사고 있다.


1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사고로 장애를 얻은 여동생을 5년째 돌보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의 여동생 부부는 결혼 20주년이 되던 해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목숨은 건졌지만, 여동생은 뇌출혈로 인해 5세 수준의 인지능력을 갖게 됐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여동생의 남편은 아픈 아내를 한두 달 돌보는 척하더니 집을 나가 연락을 끊어버렸다.


결국 A씨가 여동생을 데려와 5년째 돌보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제부로부터 이혼 소장이 날아왔다. 제부는 "5년 이상 별거했으니 혼인이 파탄 났다"고 주장하며, 재산은 현재 명의대로 각자 소유하자고 요구했다. 문제는 부부가 함께 운영하던 철물점 보증금과 아파트 등 대부분의 재산이 제부 명의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A씨는 "아픈 아내를 버리고 도망간 사람이 이제 와서 혼자 재산을 다 차지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5세 지능' 아내, 이혼 소송 가능한가?… "성년후견인 필수"

우선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여동생이 이혼 소송 당사자가 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법적으로 소송능력이 없으면 재판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방송에 출연한 법무법인 신세계로 류현주 변호사는 "동생분의 인지능력이 5세 수준이라면 소송능력이 없다고 판단된다"며 "단독으로 소송을 진행할 수 없고, 반드시 성년후견인을 선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년후견인은 질병이나 장애로 사무 처리 능력이 결여된 성인을 대신해 법률행위를 하는 사람이다. 류 변호사는 "후견인이 선임되면 법원에 소송대리 행위 허가를 별도로 신청해야 하고, 허가가 떨어지면 그때부터 후견인이 이혼 소송에 대응할 수 있다"고 절차를 안내했다.


A씨가 후견인이 될 수 있을까. 류 변호사는 "5년간 동거하며 실질적인 보호자 역할을 했기 때문에 선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제부나 조카 등 다른 가족이 반대할 경우, 법원이 객관적인 제3자(전문후견인)를 선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책배우자' 남편의 이혼 청구… "기각 가능하지만, 반소가 유리"

아픈 아내를 유기한 남편의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질지도 의문이다. 우리 법원은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류 변호사는 "제부가 아픈 아내를 유기하다시피 집을 나간 것은 부부간의 동거·부양 의무를 저버린 명백한 유책 사유"라며 "법원이 제부의 이혼 청구를 기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혼을 거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이미 혼인 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류 변호사는 "동생 입장에서 이혼 기각을 구하기보다, 오히려 '이혼 반소(맞소송)'를 제기해 위자료와 정당한 재산분할을 받아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5년 전 별거 vs 현재… 재산분할 기준 시점은?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남편은 "별거 기간이 길었으니 현재 명의대로(남편 소유) 갖자"고 주장하지만, 법조계의 시각은 다르다.


류 변호사는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이혼 소송의 변론종결시, 즉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별거 시점의 부동산 가격이 아니라, 많이 오른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나눠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류 변호사는 "별거 이후 제부가 혼자 힘으로 취득한 재산은 분할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제부가 별거 당시 있던 돈을 탕진해 현재 남은 게 없다면, 별거 시점의 재산을 기준으로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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