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가위에 귀 잘리고 '밴드' 붙여준 디자이너…법의 심판대에 서다
미용실 가위에 귀 잘리고 '밴드' 붙여준 디자이너…법의 심판대에 서다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와 민사 배상 책임
안일한 거짓말이 부른 최악의 시나리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미용실에서 귀 연골이 잘려나갔지만 '조금 스쳤다'는 말만 들은 고객, 법조계는 '명백한 범죄'이자 최악의 대처라고 지적했다.
평범한 오후, 미용실 의자에 앉은 A씨의 귀에 서늘한 감촉이 스쳤다. 머리를 다듬던 미용사의 가위였다. 디자이너는 대수롭지 않게 "아, 조금 스쳤네요"라며 밴드 하나를 붙여줬다. 하지만 A씨의 악몽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찾은 병원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단순 상처가 아닌, 귀 끝 연골 일부가 잘려나갔다는 것이다. A씨가 미용실에 사실을 알리자 돌아온 것은 사과가 아닌 "치료받고 비용을 청구하라"는 차가운 답변뿐이었다. 결국 이 사건은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조금 스쳤다'는 거짓말, '업무상 과실치상' 족쇄 되다
법무법인 참진의 박중광 변호사는 "고객의 신체를 다루는 미용사는 가위 등 위험한 도구를 사용하기에 일반인보다 높은 수준의 주의 의무(업무상 주의의무)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게을리해 상해를 입혔다면 형법상 업무상 과실치상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변호사는 미용사의 과실이 명백하고 진단서로 상해가 입증된다면 벌금형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사고 직후 진심으로 사과하고 병원 방문을 권했다면 원만히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가, 미용사의 안일한 거짓말과 책임 회피 태도 때문에 결국 형사 사건으로 비화했다고 분석했다.
법적 대응의 첫 단추, '진단서'부터 확보해야
그렇다면 피해자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법조계는 이구동성으로 '증거 확보'를 첫손에 꼽는다. 상처 부위를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사진과 의사의 소견이 담긴 상세한 진단서는 향후 법적 절차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증거가 확보됐다면 가해자인 미용사와 업주를 상대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형사 처벌을 피하려는 가해자 측이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만드는 압박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손해배상 항목들
형사 고소와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잊지 말아야 할 권리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형사 합의 과정이나 별도의 민사 소송을 통해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피해자는 ▲사고 직후 발생한 치료비와 약제비 등 직접 손해 ▲향후 흉터 제거 수술 등이 필요할 경우의 미래 치료비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명재의 김연수 변호사는 "특히 가해자의 불성실한 태도나 거짓말 등은 위자료 액수를 산정할 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조금 스쳤다'는 안일한 변명은 사과와 보상으로 막을 수 있었던 사고를 형사 처벌과 민사 배상이라는 값비싼 법적 책임으로 키운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