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이야…" 사내 연애 하다 헤어졌는데, 사적인 이야기 회사에 퍼뜨린 전 남친
"내가 말이야…" 사내 연애 하다 헤어졌는데, 사적인 이야기 회사에 퍼뜨린 전 남친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고소 가능

사내 연애의 끝은 '추악한 소문'이었다. 회사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마치 영웅담처럼 두 사람의 내밀한 이야기까지 늘어놓은 전 남친. 법적으로 대응할 수는 없을까?/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A씨는 최근 연애를 끝냈다. 상대는 같은 회사 동료 B씨였다. 그런데 얼마 후 회사 안에서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내밀한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소문의 진원지는 전 남자친구 B씨. 회사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내가 A씨와 사귀었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심지어 성관계 사실과 같은 내밀한 이야기도 꺼냈다고 했다.
그 소식을 듣자 A씨는 당혹스러움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술자리에 있었던 동료들과도 얼굴을 마주하고 계속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말이 더 퍼지기 전에 A씨는 단호하게 대처하기로 마음먹었다. B씨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겠다고 말이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B씨는 별생각 없이 영웅담처럼 말을 했을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법적으로 보기에 B씨의 행동은 '범죄'기 때문이다.
적용될 수 있는 혐의는 명예훼손 또는 모욕죄다.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모두 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①)과 특정성(②)을 갖춰야 한다. B씨는 동료들 앞에서(①) A씨에 대해(②) 말했다. 그 때문에 두 가지 요건은 충족한다.
어떤 말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B씨에게 적용할 죄목이 달라진다. 만약 다른 사람들에게 적시(摘示·짚어서 보여주는 일)한 내용이 사실이면 명예훼손죄로, 그 내용이 추상적인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이라면 모욕죄로 처벌받는다.
B씨가 그날 술자리에서 동료들에게 했을 법한 말로 예를 들면,
❶ "A씨와 성관계를 했다"는 B씨 말이 사실이라면 B씨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처벌 받는다.
❷ "A씨와 성관계를 했다"는 B씨 말이 거짓이라면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된다.
❸ "A씨는 관계를 맺기 쉬운 사람"과 같이 부정적 평가를 담은 말을 했다면 모욕죄를 저지른 것이 된다.
이 중 가장 처벌 수위가 높은 것은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❷)다. 우리 법원은 거짓말을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를 무겁게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다음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❶)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개중 가장 처벌 수위가 낮은 건 모욕죄(❸)다. 하지만 이 역시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
변호사들은 형사뿐 아니라 민사적인 책임도 물을 수 있다고 봤다.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B씨의 술자리 만행 사실을 알려준 건 A씨의 동료였다. A씨는 B씨에게 법적 책임을 묻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이야기를 전해준 제보자가 노출되는 게 걱정이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사실상 조사나 재판이 시작되면, 그 과정에서 제보자가 누구인지는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연 변호사는 "처음부터 (해당 사실을 알려준) 지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 진술을 토대로 고소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범죄사실만 확인하는 정도라면 노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 변호사도 있었다. 김준성 변호사는 "참고인 조사는 경찰 협조하에 전화 진술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A씨를 안심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