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패드립 아니었다" 통매음 고소, 승소 확률 높이는 '심리적 만족' 입증 전략은?
"단순 패드립 아니었다" 통매음 고소, 승소 확률 높이는 '심리적 만족' 입증 전략은?
비하·조롱 통한 만족감도 '성적 욕망' 포함
엇갈린 판결 속 핵심은 '반복성과 수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과거에는 이를 단순한 '모욕'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법원은 이를 엄연한 성범죄인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이하 통매음)로 판단해 무거운 책임을 묻고 있다. 특히 고소 과정에서 상대방의 목적을 어떻게 증명하느냐에 따라 처벌 여부가 갈리고 있어 정확한 고소 전략이 요구된다.
"화나서 한 말" 변명 안 통한다... 유죄 가른 '심리적 만족' 법리
최근 대법원 판결은 통매음 고소를 준비하는 피해자들에게 중요한 지침이 되고 있다. 가장 주목할 사례는 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도10688 판결이다. 이 사건의 피고인 A씨는 온라인 게임 중 피해자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매우 노골적이고 가학적인 성적 표현을 반복적으로 전송했다. A씨는 게임 내 금지어 필터링을 피하기 위해 단어를 변형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반면 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3도7199 판결에서는 무죄 취지의 판단이 나왔다. 피고인 B씨는 게임 중 다툼이 생기자 화를 참지 못하고 성적 표현이 담긴 메시지를 단 한 문장 보냈다. 대법원은 두 사건의 차이를 '성적 욕망'의 유무에서 찾았다. 2022도10688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고 조롱함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 명백하다고 보았으나, 2023도7199 사건은 단순한 분노 표출에 가깝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처럼 법원은 단순히 성적인 단어가 포함되었는지뿐만 아니라, 그 행위가 상대방에게 수치심을 주어 본인의 심리적 만족을 채우려 했는지를 핵심적인 기준으로 삼고 있다. 고소를 결심했다면 이러한 법적 쟁점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원본 삭제는 패배의 지름길... 승소를 부르는 증거 수집 매뉴얼
통매음은 성폭력처벌법 제13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다. 고소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사기관과 법원을 설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다.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6도2556 판결에 따르면, 휴대전화에 저장된 문자 정보 그 자체가 범행의 직접적인 수단이자 증거가 된다. 따라서 스크린샷 촬영에 그치지 말고 메시지 원본을 절대 삭제하지 않고 보존해야 한다.
증거 수집 시에는 대화의 전체 맥락이 드러나도록 캡처하는 것이 필수다. 단발성 욕설이 아니라 여러 경로를 통해 반복적으로 전송되었다면 그 과정을 모두 기록해야 한다.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 닉네임, ID 등 인적 사항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만약 성인용 랜덤 채팅 앱처럼 성적 대화가 빈번한 플랫폼이라면,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의 법리에 따라 본인이 성적 대화에 동의하지 않았음을 증명할 앞뒤 대화 내용까지 꼼꼼히 챙겨야 한다.
음성으로 행해진 범죄라면 통화 녹음 파일과 이를 문서화한 녹취록을 준비해야 한다. 이때 대화 당사자로서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므로 안심하고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확보된 모든 자료는 USB나 클라우드 등 최소 세 곳 이상에 백업하여 무결성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고소장 작성부터 검찰 송치까지... 실전 대응 절차
증거가 준비되었다면 관할 경찰서 여성청소년과를 방문하거나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을 통해 온라인 고소를 진행할 수 있다. 고소장에는 6하 원칙에 따라 범죄 사실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특히 피고인이 노골적이고 가학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성적 비하와 조롱을 일삼았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 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소장이 접수되면 수사기관은 피해자 조사를 거쳐 피의자를 특정하고 수사를 진행한다. 최근 하급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2. 7. 선고 2022노1922 판결 등을 보면, 단순한 분노 표출로 인한 성적 욕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수사 단계에서부터 '성적 만족 목적'이 있었음을 강력히 피력해야 한다.
피해자는 형사 처벌 외에도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에 따른 배상명령 신청을 활용하면 별도의 민사 소송 없이 형사 재판에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직접 청구할 수 있다. 이는 복잡한 법적 절차를 줄이면서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돕는 유용한 제도다.
성적 수치심은 객관적 기준... 전문가 조력 통해 빈틈없는 고소 준비를
법원은 성적 수치심 여부를 피해자의 주관적 감정이 아닌, 피해자와 같은 성별 및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따라서 고소인 의견서 작성 시 해당 메시지가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얼마나 인격적 수치심을 유발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최근 대법원이 성적 욕망의 범위를 심리적 만족까지 확대한 것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을 더 엄격히 다스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목적범의 특성상 입증 책임이 검사에게 있고, 피고인이 실수 전송이나 단순 분노를 주장하며 빠져나갈 구멍을 찾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빈틈없는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매음은 더 이상 가벼운 해프닝이 아니다. 철저한 증거 수집과 최신 판례를 반영한 법리적 주장이 뒷받침된다면, 온라인상의 무분별한 성적 폭력에 대해 정당한 법의 심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