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 물건 함부로 버렸다간 '재물손괴' 덤터기 쓴다
헤어진 연인 물건 함부로 버렸다간 '재물손괴' 덤터기 쓴다
데이트비용 소송도 벅찬데
전 연인의 짐, 홧김에 버렸다간 '전과자' 될 수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헤어진 남자친구는 '데이트 비용을 갚으라'며 소송까지 걸어왔다.
지긋지긋한 인연의 흔적은 집안 곳곳에 남아있다.
그의 옷과 물건들. 이 짐들을 당장 내다 버리고 싶은데, 정말 그래도 괜찮을까? 최근 한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A씨의 사연은 이별 후 남은 짐 처리가 얼마나 위험한 '지뢰밭'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지긋지긋한 흔적, 버리면 끝?" '재물손괴·횡령' 형사처벌의 덫
변호사들은 A씨의 질문에 한목소리로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임의로 버릴 경우 재물손괴, 횡령 등으로 고소되어 곤란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건의 소유권은 여전히 전 연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는 이 경우 재물손괴죄뿐만 아니라 횡령죄도 성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형법 제366조의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물건을 부수거나 버려 그 효용을 해치는 행위에 적용된다. 반면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반환을 거부하거나 임의로 처분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다.
즉, '내 집에 있으니 내 마음대로 한다'는 생각이 두 가지 범죄의 덫에 모두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는 "타인의 물건을 점유하는 상태에서 버리는 행위는 손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명확히 했다.
가장 안전한 이별의 기술, '착불 택배'와 '내용증명'
전문가들이 제시한 가장 간단하고 안전한 해법은 택배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남희수 변호사는 "상대방과 연락하기 싫더라도, 문자 한 통 남긴 후 택배로 보내면 불필요한 분쟁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때 '착불'로 보내고 운송장 번호 등 발송 증거를 사진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만약 상대방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악의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내용증명'이라는 더 확실한 카드를 써야 한다.
내용증명은 우체국을 통해 '어떤 내용의 문서를 언제 누구에게 보냈는지'를 국가가 증명해주는 제도로, 법적 분쟁에서 강력한 증거가 된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내용증명 우편으로 '일정 기간 내에 물건을 찾아가지 않으면 임의로 처분하겠다'고 통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물품 목록, 수령 기한, 미수령 시 처리 방침을 명확히 기재해야 추후 분쟁의 소지를 없앨 수 있다.
소송 중이라면 '긁어 부스럼' 사소한 행동이 추가 고소로
특히 A씨처럼 이미 민사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상대방이 법적 절차를 밟는 데 거리낌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새로운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상대방이 물건 폐기를 문제 삼아 횡령이나 재물손괴죄로 추가적인 분쟁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도 "민사소송 중인 상황에서는 상대방이 물건 관련 문제를 추가 쟁점화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별의 감정과는 별개로, 남은 물건 처리는 이성적이고 법적인 절차에 따라야 뒤탈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설마 이것까지 문제 삼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예기치 못한 법적 책임과 '전과자'라는 낙인으로 돌아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