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사고, 미끄러진 내 탓일까? 그냥 넘겼다간 '보상금'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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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 사고, 미끄러진 내 탓일까? 그냥 넘겼다간 '보상금' 날린다

2026. 02. 05 13:4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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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방치' 입증되면 배상 가능

건물주·지자체 등 책임 소재 다양

사고 직후 증거 확보가 핵심

빙판길에서 넘어졌거나 레저 스포츠 중 다쳤다면, 관리자가 제설·안전 의무를 다했는지가 핵심이다. /셔터스톡

"아이쿠!" 겨울철 빙판길, 앗 하는 순간 엉덩방아를 찧고 만다. 욱신거리는 통증보다 부끄러움이 앞서 훌훌 털고 일어나기 바쁘다. '내가 조심했어야지, 운이 없었네'라며 스스로를 탓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운 없는 사고가 오롯이 내 탓일까? 관리자가 제때 치우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 탓'이라며 넘겨버린 그 사고, 법적으로 따져보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건일 수 있다.


5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레저 스포츠와 일상 속 안전사고의 책임 소재에 대해 김상민 변호사(로엘 법무법인)가 심층 분석했다.


"사고 나면 본인 책임" 서약서, 믿지 마세요


패러글라이딩, 번지점프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기 전, 으레 작성하는 서약서. "사고 발생 시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문구에 덜컥 겁이 나면서도 '설마' 하는 마음에 서명하곤 한다. 사고가 터지면 업체는 이 서약서를 들이밀며 책임을 회피한다.


하지만 김상민 변호사는 "서명 하나로 업체의 모든 책임이 사라지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법원은 사업자의 명백한 과실로 발생한 사고까지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무효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캐나다인 관광객이 패러글라이딩 착륙 중 사고를 당한 사건에서, 법원은 "업체 과실까지 모두 면제하는 서약서는 무효"라며 업체 책임을 인정했다. 강사의 조종 실수로 체험객이 허리를 다친 사건에서는 업체에 1억 7천만 원이 넘는 배상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


빙판길 '꽈당', 건물주 책임 물을 수 있다


겨울철 빈번한 빙판길 낙상 사고도 마찬가지다. 김 변호사는 "단순히 운 나쁜 내 탓이 아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법상 공작물의 점유자나 소유자는 안전 관리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가게 앞이나 건물 입구가 얼어붙었는데도 관리자가 제설 작업을 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면, 건물주나 가게 주인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실제 사례를 보면 법원의 판단 기준이 명확해진다. 눈 덮인 상가 건물 입구에서 넘어진 행인이 건물주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은 건물주의 제설 의무 소홀을 인정해 약 600만 원의 배상을 판결했다. 아파트 출입구 빙판길 사고로 관리 업체가 5,700여만 원을 배상한 사례도 있다.


물론, 피해자의 전적인 승리는 쉽지 않다. 빙판길을 보고도 주의하지 않은 보행자의 과실도 일부 인정되어 배상액이 줄어드는 '과실상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상가 건물 사고에서도 피해자 부주의가 50% 인정됐다.


찍어두세요... 증거 없으면 말짱 도루묵


결국 핵심은 증거다. 김 변호사는 사고 직후 절대 "괜찮겠지" 하며 현장을 떠나지 말라고 당부했다.


소송에서 이기려면 피해자가 상대방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119나 112에 신고해 기록을 남기고, 현장 상태와 부상 부위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꼼꼼히 남겨둬야 한다. 목격자 연락처를 확보하는 것도 필수다.


김 변호사는 "어떤 경우든 사고 장소를 관리할 책임이 있는 주체에게 안전 관리 소홀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며 "사고가 나면 당황하지 말고 즉시 증거부터 확보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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