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급해도 이건… 지하철 의자 위 대변 테러, 단순 민폐 넘어 범죄일까
아무리 급해도 이건… 지하철 의자 위 대변 테러, 단순 민폐 넘어 범죄일까
경범죄는 기본, 재물손괴죄 적용 땐 징역형도 가능
고의성 입증이 관건

지하철 좌석 위에 이물질이 묻어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0일 오후, 서울 지하철 7호선을 달리던 전동차 안에서 충격적인 사진 한 장이 찍혔다. 직물 의자 위에 버젓이 놓인 대변. 누군가의 실수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황당한 이 사건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며 단순 민폐를 넘어선 범죄 행위가 아니냐는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지하철 의자에 대변을 본 행위, 법의 잣대로는 어떻게 평가될까.
경범죄처벌법 위반…벌금은 기본
우선 가장 기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법은 경범죄처벌법이다. 이 법은 "공공장소에서 함부로 대소변을 보거나 침을 뱉어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행위"를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
지하철은 대표적인 공공장소이며, 이 행위는 누구에게나 혐오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범인이 잡힌다면 최소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처분을 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단순 실수 넘어선다면…재물손괴죄로 징역형까지 가능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 행위가 고의적이라고 판단되면, 훨씬 무거운 형법상 '재물손괴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지하철 의자는 명백히 서울교통공사의 재산, 즉 타인의 재물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재물손괴죄는 물리적으로 물건을 부수는 것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그 물건의 구체적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경우"도 포함한다(2017도18807 판결).
과거 법원은 남의 광고 간판에 페인트를 칠해 내용을 지워버린 행위도 재물손괴죄로 인정한 바 있다(91도2090 판결). 의자에 대변을 봐 다른 승객이 앉을 수 없게 만든 행위 역시 의자의 효용을 해한 것으로 볼 소지가 충분하다.
관건은 고의성이다. 만약 범인이 급한 생리 현상을 참지 못해 벌어진 실수라면 고의가 없어 죄가 성립하기 어렵다.
하지만, 의자를 일부러 더럽힐 의도가 있었거나, 최소한 의자가 오염돼 다른 사람이 못 쓰게 될 것을 알면서도 행동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 이 경우 처벌 수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경범죄와는 차원이 다르다.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죄나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 업무방해죄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해야 하는데, 이번 사건은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청소 업무가 추가되긴 했지만, 지하철 운행이라는 핵심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기도 힘들다.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을 폭행 또는 협박해야 성립하는 범죄로, 이번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
결론적으로, 지하철 대변 테러는 최소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되며, 고의성이 입증될 경우 훨씬 무거운 재물손괴죄까지 적용될 수 있다. 대부분의 유사 재물손괴죄 판결이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사안의 중대성이나 범행 동기에 따라 처벌 수위는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