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 전 인테리어 요구, 매도인 거절은 계약 위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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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 전 인테리어 요구, 매도인 거절은 계약 위반일까?

2026. 02. 04 14:30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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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 편의 제공' 특약 한 줄, 법적 해석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수리 편의를 제공한다'는 특약을 넣었다가 분쟁에 휘말렸다. 매수인은 잔금일 전 대대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요구하고, 매도인은 잔금 미지급과 무단점유를 우려해 이를 거부하는 상황. 과연 누구의 주장이 법적으로 타당할까? 계약서의 모호한 문구 하나가 불러온 법적 쟁점을 전문가의 시선으로 짚어본다.


'수리 편의' 특약 둘러싼 매도인·매수인 '동상이몽'

사건의 발단은 한 줄의 특약이었다.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하며 “매도인은 중도금 받은 후 매수인에게 집의 수리 편의를 제공한다”는 문구를 계약서에 포함했다.


매수인은 이 조항을 근거로 잔금 지급일까지 남은 50일 동안 인테리어 공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매도인은 공사 후 잔금을 치르지 않고 무단으로 집에 거주할 것을 염려했다. 결국 매도인은 공사를 위한 치수 측정까지만 허용하고, 실질적인 공사는 잔금 지급 후에 하라며 선을 그었다. 매수인은 계약 위반이라며 반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법률 전문가 “모호한 약속, 전면 공사 허용으로 보기 어려워”

이처럼 계약서의 모호한 문구가 분쟁의 불씨가 된 경우, 법적 책임은 어떻게 될까. 위솔브 법률사무소의 조석근 변호사는 “수리 편의를 제공하겠단 것은 인테리어 공사를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라고 하면서도, 잔금 지급 전 거주는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달았다.


법률 전문가들은 '수리 편의 제공'이라는 문구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인도는 잔금 지급과 동시에 이뤄지는 것(동시이행관계)이 원칙이다. 잔금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집의 구조를 바꾸는 대규모 공사를 허용하는 것은 매도인에게 상당한 위험 부담을 지운다.


따라서 법원은 매도인이 '잔금 미지급 후 무단점거'를 우려하는 것을 '정당한 우려'로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매도인이 치수 재기 등 최소한의 편의만 제공하고 전면적인 공사를 거부했더라도, 이를 계약의 중대한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


해손배상 책임 '글쎄'… 최선의 해법은 '추가 합의'

매도인의 행위가 계약 위반으로 인정되기 어려운 만큼, 매수인이 공사 지연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힘들다. 그렇다면 이처럼 난감한 상황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조석근 변호사는 “무단 점거가 염려된다면 지금이라도 새로운 약정서를 작성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양측이 허용할 공사의 구체적인 범위와 기간, 그리고 만약의 사태(잔금 미지급)가 발생했을 때의 원상복구 의무 등을 명시한 추가 합의서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또는 매수인이 잔금 지급에 대한 보증보험 등 담보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무심코 넣은 특약 한 줄이 큰 분쟁으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교훈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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