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성병 옮긴 '그놈'⋯전염성 알았든, 몰랐든 그를 처벌할 수 있다
나에게 성병 옮긴 '그놈'⋯전염성 알았든, 몰랐든 그를 처벌할 수 있다
전 남자친구와의 성관계 이후 성병이 생긴 A씨
사과 요구에⋯"증상은 있었지만, 전염되는지 몰랐다" 적반하장
성병 옮긴 전 남자친구를 처벌할 수 있을까? 변호사 4명과 알아봤다

생전 없던 증상이 모두 전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가진 다음부터 시작됐다. 전 남자친구는 "전염되는 줄은 몰랐다"며 적반하장인 상황. 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게티이미지코리아
"검사 결과 성병 세 가지가 나왔습니다. 모두 성관계로 전염되는 질환입니다."
의사 말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전염'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딱 한 명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바로 전 남자친구다. 생전 없던 성병 증상이 모두 전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가진 다음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간지럽고, 불편했다.
A씨는 '전 남자친구가 성병을 옮겼다'고 의심한다.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가진 적도 없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전 남자친구는 적반하장이다. 자신에게 같은 증상이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전염되는 줄은 몰랐다"고 했다. 치료비도 못 주겠다고 못 박았다.
고소를 결심하게 된 A씨. 전 남자친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가장 궁금하다. 이에 변호사 4명이 답했다.
"전 남자친구에게 법적 책임이 있다. 전염 가능성을 알았든, 몰랐든 둘다 마찬가지다."
A씨는 '전 남자친구가 전염 가능성 있는 성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도, 성관계를 맺었다'고 의심한다. 전 남자친구가 콘돔 착용도 원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랬을 경우 전 남자친구의 행동은 형법상 상해죄에 해당한다. 전 남자친구가 A씨를 직접 때린 것은 아니지만, 상해죄는 성립한다. 상해죄의 '상해'가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이 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전 남자친구가 자신이 성병에 걸려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알리지 않고 피임 없이 성관계를 했다면 상해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나란의 서지원 변호사도 "전 남자친구가 해당 성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 성관계를 맺었다면 상해죄가 맞는다"고 했다.
현재 전 남자친구는 일관되게 "전염 가능성을 몰랐다"며 책임을 피하고 있다. "알았으면 성관계를 안 했을 것"이라는 방어 논리를 펴고 있다. 본인이 일부러 A씨를 전염시킨 건 아니니, 책임이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우리 법은 이때에도 전 남자친구에게 책임을 묻는다. 고의가 아닌 실수라도 사람이 다쳤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형법상 과실치상죄다. 부주의, 태만 등으로 A씨에게 성병을 옮긴 경우다. 이 죄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백창협 변호사는 "만약 전 남자친구가 해당 성병이 전염될 줄 몰랐을 경우엔 과실치상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황금률의 박성현 변호사, 안심법률사무소의 권희영 변호사도 "이때에도 전 남자친구를 과실치상죄로 고소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어떤 경우든 전 남자친구는 처벌된다"는 게 변호사들의 분석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