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권 되찾으려니 '과거 양육비' 내라는 전남편, 줘야 할까?
양육권 되찾으려니 '과거 양육비' 내라는 전남편, 줘야 할까?
이혼 당시 남편이 양육비 전액 부담 합의
친권·양육권 변경은 반드시 법원 심판 거쳐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업주부였던 A씨는 5년 전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면서 생후 6개월 막내를 포함한 세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을 남편에게 넘길 수밖에 없었다.
대신 조정조서에 '5년 후 친권자·양육자 변경 여부를 다시 협의한다'는 조항을 넣었고, 양육비는 남편이 전액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그 약속을 믿고 A씨는 악착같이 자격증을 따고 취직해 돈을 모았다. 그런데 막상 5년이 지나 아이들을 데려오겠다고 하자, 남편은 '과거 양육비'와 '장래 양육비'를 모두 요구하는 양육비 변경 심판 청구서를 보내왔다.
4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이 사연을 두고 법무법인 신세계로 류현주 변호사와 함께 친권·양육권 변경 절차와 과거 양육비 청구의 적법 여부를 짚어봤다.
"5년 전 양육비 안 받기로 했는데" 과거 양육비, 실제로 내야 하나
A씨의 가장 큰 의문은 이혼 당시 남편이 양육비를 전액 부담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간의 양육비까지 소급해서 내야 하느냐는 점이다.
류현주 변호사는 이혼 시 정해지는 사항들 중 일부는 변경이 가능하고, 일부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한 번 정해지면 절대 변경할 수 없지만, 친권·양육권·양육비·면접교섭은 이후 사정 변경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과거 양육비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이 적용된다.
류 변호사는 "조정조서에서 양육비가 없는 것으로 정하였기 때문에 과거 양육비까지 지급할 필요는 없다"고 못 박았다.
즉, 이미 합의된 과거 기간에 대한 양육비를 소급해서 청구하는 것은 인정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앞으로의 양육비, 즉 장래 양육비에 대해서는 법원이 양육자와 비양육자의 경제적 상황, 아이들 연령, 실제 양육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변경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정조서에 "5년 후 협의" 명시돼도 친권 변경은 반드시 법원 심판 필요
A씨가 5년 전 조정조서에 '친권자·양육자 변경 여부를 협의한다'는 조항을 넣어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준비였다.
그러나 이 조항이 있다고 해서 당사자 간 합의만으로 친권자와 양육자가 자동으로 변경되지는 않는다.
류 변호사는 "변경을 위해서는 반드시 법원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당 조항 덕분에 법원이 판단할 때 "특별한 사정이 있었구나, 5년 후에 친권자·양육자를 변경할 가능성을 염두에 뒀구나"라고 긍정적으로 참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A씨는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할까.
현재 남편이 먼저 양육비 변경 심판 청구서를 제출한 상태인 만큼, A씨는 '반심판청구' 형태로 친권자·양육자 변경을 신청하면 된다.
두 사건이 동일한 사실관계에 기반하므로, 남편의 본심판과 A씨의 반심판이 하나의 사건으로 함께 심리될 수 있다.
엄마와 살고 싶다는 아이들, 법원은 의사를 어떻게 반영하나
현재 첫째는 초등학교 6학년, 둘째는 4학년, 막내는 6살이다.
세 아이 모두 엄마와 함께 살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는데, 이것이 법원의 판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법적으로는 가정법원이 친권자 지정이나 양육에 관한 사항을 정할 때 자녀가 13세 이상이면 반드시 그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런데 류 변호사에 따르면, 실무에서는 13세 미만이더라도 의사 표현이 가능한 연령이라면 법원 조사관이 아이를 직접 만나 의사를 확인하는 가사조사·양육환경조사 절차를 진행한다.
따라서 6학년과 4학년인 첫째·둘째의 의사는 친권·양육권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만 6살인 막내는 아직 어리지만, 법원이 자녀들을 함께 양육하는 방향을 권고하고 분리양육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지양한다는 점에서, 막내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 역시 A씨가 함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류 변호사는 내다봤다.
양육권 확보되면 남편에게 양육비 청구 가능
재판 결과 A씨가 친권자·양육자로 변경되면, 이후에는 남편에게 적정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 양육비는 미성년 자녀를 실제로 양육하는 양육자가 비양육자를 상대로 청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류 변호사는 "친권자 및 양육자 변경 심판청구를 하실 때 양육비 청구도 함께 하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별도의 절차를 다시 밟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변경 결정과 동시에 양육비 지급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결국 A씨가 나아갈 방향은 명확하다. 남편이 제기한 양육비 변경 심판에 반심판 형태로 친권·양육권 변경과 양육비 청구를 함께 제기하는 것이다.
이혼 당시 합의된 과거 양육비는 소급 청구가 어렵고, 아이들의 의사와 양육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법원의 판단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