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홍보하는 글마다 '악플'⋯이 사람 찾아서 처벌하고 싶어요
동아리 홍보하는 글마다 '악플'⋯이 사람 찾아서 처벌하고 싶어요
"악플에 위축⋯동아리 단체복 입고 다니는 것도 힘들어"
'모욕죄' 형사 고소 두고⋯두 변호사의 상반된 반응, 왜?

대학교 생활 커뮤니티에 올린 동아리 홍보 글에 악플을 다는 사람, 과연 처벌할 수 있을까? /게티이미지코리아
'〇〇 동아리 잠바 다 찢고 싶다' '보기만 해도 꼴 보기 싫다' '〇〇 동아리 XX, 너무 X 같다'
시간표를 작성하고 학교생활 정보를 나누는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동아리 홍보 게시판. A씨는 해당 게시판에 소속 동아리의 포스터나 게시물을 올리는 일이 잦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달리는 댓글에 욕설이 가득하다. 동아리 가입, 활동 관련 문의는 없다.
A씨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부원들이 위축되고 있다"며 "동아리 잠바를 입고 다니는 것조차 힘들다"고 했다. "정신과 치료도 받을 예정"이라고 한 A씨는 "꼭 대응하고 싶다"며 고소가 가능한지 물었다.
사건을 검토해 본 변호사들이 답했다.
A씨가 가해자 측에 물을 수 있는 책임은 형사적으로는 모욕죄가 있다. 우리 형법은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
사건을 검토한 법무법인 랜드마크 서한샘 변호사는 "인터넷에서 타인에 대한 모욕적인 댓글을 남길 경우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런 경우 쉽지는 않다"고 했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모욕적인 표현 외에도 ① 공연성이 있어야 한다. 공연성이란 불특정 다수가 모욕적인 표현을 들을 수 있는 상황을 말한다. '에브리타임'은 일대일 대화가 아닌 제3자가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므로 공연성은 충분히 성립할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모욕죄가 되기 위해서 한 가지 조건이 더 충족돼야 한다는 점이다. ② 특정성이다. 모욕죄는 피해자의 특정성을 요구한다. 피해를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동아리에 대한 모욕적인 댓글이라 할지라도, 모욕을 당한 사람이 누구인지 모호하다면 모욕죄는 성립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서한샘 변호사는 "동아리에 가입한 사람 중 모욕을 당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모욕죄의 성립은 쉽게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태서 한지선 변호사는 의견을 조금 달리했다.
한 변호사는 "원칙적으로는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동의했지만 "구성원 수가 적거나 당시의 주위 정황으로 보아 동아리 개별 구성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판례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른바 '집합명칭에 의한 모욕죄'는 논란이 있지만, 고소 자체가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해당 커뮤니티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 동아리 구성원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사정이 있다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형사적으로 모욕죄가 성립하면, 이를 근거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걸 수 있다.
모욕죄는 하나의 범죄행위인 동시에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를 청구할 수 있는 전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법원이 모욕죄에 대한 불법행위를 인정할 경우, 피해자는 민법규정(민법 제750조)에 의하여 가해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다.
이와 별개로 민사 소송을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정신적 피해를 별도로 입증하고 그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엔 동아리 홍보 글에 악성 댓글을 단 사람에게 정신적 피해를 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그에 따른 정신적 보상을 청구하면 된다.
한지선 변호사는 "이런 경우 모욕죄 성립 여부와 무관하게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