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식구에 "나가라" 했다가 뺨 맞은 아내… 명백한 이혼 사유다
시댁 식구에 "나가라" 했다가 뺨 맞은 아내… 명백한 이혼 사유다
아내 소유 14억 아파트에 시부모·아주버님까지 '통보식 합가'
폭행은 그 자체로 중대한 이혼사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국 남편의 손이 아내의 뺨으로 날아들었다. 아내가 상속받은 14억 아파트는 한순간에 갈등과 폭력이 오가는 전쟁터로 변했다. 아내 소유의 집에 시댁 식구들을 일방적으로 데려온 남편과, 고된 시집살이에 "나가달라"고 맞선 아내. 이 부부의 파탄 책임은 법적으로 누구에게 더 무겁게 물어질까.
내 집이 '시댁'으로 변하기까지
사건의 발단은 2년 전, 남편(39)의 부모님이 집을 팔고 큰아들 집에 얹혀살게 되면서 시작됐다. 1년 뒤 아내(37)가 쌍둥이를 임신하자, 남편은 아내와 상의가 아닌 일방적 통보를 했다. "부모님과 미혼인 형이 우리 집에 들어와 아이를 돌봐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아내 소유의 62평 아파트는 순식간에 6명이 사는 시댁으로 변했다. 아내는 출산 후 쌍둥이를 돌보면서 시부모와 아주버님까지 여섯 식구의 집안일을 도맡아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시부모는 "남편 기 죽는다"며 아파트 명의를 남편 단독이나 부부 공동명의로 바꿀 것을 강요했다. 남편은 아내의 고통을 외면하고 부모님 편에 섰다.
인내가 한계에 다다른 아내는 결국 폭탄선언을 했다. "시부모님 용돈은 남편 월급으로만 드리겠다", 그리고 "이 집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남편은 "누굴 위해 부모님을 모셨는데"라며 격분했고, 말다툼 끝에 아내의 뺨을 때렸다.
남편의 손찌검, 명백한 이혼 사유다
남편의 손찌검은 명백한 이혼 사유다. 우리 민법은 재판상 이혼 사유로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제840조 제3호)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제840조 제6호)를 규정하고 있다.
과거 법원은 가정불화 중 발생한 경미한 폭행을 이혼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지만(대법원 85므6 판결), 최근에는 단 한 번의 폭행이라도 혼인 관계를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었다면 중대한 이혼 사유로 인정하는 추세다. 남편의 폭행은 단순한 손찌검을 넘어, 부부 사이의 신뢰와 존중이 완전히 파탄 났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행위인 셈이다.
또한, 남편의 행위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폭행죄에 해당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혼인 파탄, 주된 책임은 남편에게
결혼이 파탄에 이른 책임은 남편에게 있다. 무엇보다 아내의 뺨을 때린 폭력은 그 자체로 관계 회복을 불가능하게 만든 결정적 행위다.
하지만 법원은 폭행이라는 결과뿐 아니라 그에 이르게 된 과정 전체를 살핀다. 남편은 아내와 상의 없이 시댁 식구와의 합가를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아내에게 과도한 가사 부담을 지웠다.
심지어 아내 소유의 재산을 넘보며 압박하는 시부모를 말리기는커녕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남편의 태도가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시댁 식구에게 "나가라"고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경제적 압박을 가한 아내의 대응이 갈등을 격화시킨 측면도 있다. 오랜 기간 불만이 쌓이는 동안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된다.
하지만 이는 남편 측의 지속적인 부당한 대우에 대한 반응으로 볼 여지가 크다. 종합적으로 볼 때, 혼인 관계의 기초가 되는 신뢰를 먼저 깨뜨리고 폭력까지 행사한 남편의 책임이 아내의 책임보다 훨씬 크다. 갈등 상황에서 손찌검을 하는 순간, 법적 책임의 무게추는 폭력을 행사한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