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시각장애인용 '점자 판결문' 무료 제공⋯사건 하나가 불러온 변화
오늘부터 시각장애인용 '점자 판결문' 무료 제공⋯사건 하나가 불러온 변화
법원, 오늘부터 모든 시각장애인에게 점자 판결문 무료 제공
지난해 있었던 '사건' 하나가 결정적 계기로 제도 개선 끌어내

5일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시각장애인에 대한 점자판결문 등 제공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 협약서를 들고 있는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사진 왼쪽)과 박종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장 직무대행(사진 오른쪽). /연합뉴스
5일부터 모든 시각장애인에게 '점자 판결문'이 무료로 제공된다.
사건 당사자인 시각장애인 본인이 법원에 신청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점자, 음성파일 등 신청자가 원하는 형태로 판결문을 받아볼 수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도 법원이 부담한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는 이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이같은 정책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법원은 지금까지 점자 판결문을 제공하지 않았다.
점자법이 제5조에서 "공공기관 등은 시각장애인이 요구하는 경우 점자 문서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고, 장애인차별금지법도 비슷한 취지의 조항을 명시하고 있지만, 법원은 "점자 기계가 없다"는 이유로 그동안 점자 판결문을 제공하지 않았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끌어 낸 건 '사건' 하나였다. 지난해 12월, 시각장애인 A씨가 법원을 상대로 "점자 판결문을 제공해달라"는 행정 소송을 냈다. 재판부에서 점자 문서 제공을 거부한 건 부당한 처분이라는 취지의 소송이었다.
법률구조공단이 나서서 관련 소송을 진행했고, 시정요구서도 제출했다. 법원은 이 소송 이후 A씨에게 점자 판결문을 제공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대법원은 지난 4월 사법행정자문회의에서 이 문제를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여기에 따른 후속 조치다.
점자판결문 제공은 오늘(5일)부터 즉시 시행된다. 또한 판결문 외에도 기일통지서 등 법원에서 날아오는 기타 소송 서류도 함께 제공받을 수 있다.
문서 변환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당사자의 신청을 받은 법원이 연합회에 제작을 의뢰한다. 이후 연합회가 4일 내로 문서를 변환해 법원에 전달한다. 그러면 법원이 이를 다시 신청인에게 보내는 식이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청각장애인, 지체장애인, 정신장애인 등 여러 장애 유형에 따른 사법 지원이 원활하고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