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그널' 포스터까지 다 찍었는데…김혜수·이제훈이 조진웅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두 번째 시그널' 포스터까지 다 찍었는데…김혜수·이제훈이 조진웅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촬영 다 마쳤는데 '소년범 논란' 은퇴
사실상 계약 불이행에 해당
법조계 "재촬영 비용·위자료 청구 가능"

tvN 드라마 '시그널' 포스터 모습. /연합뉴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10년 만에 다시 뭉친 '시그널' 3인방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 디지털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방영 예정인 '두번째 시그널'의 주연 조진웅을 비롯해 김혜수, 이제훈 등 주요 출연진은 이미 드라마 포스터 촬영까지 모두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tvN 개국 20주년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은, 조진웅의 갑작스러운 '소년범 논란'과 은퇴 선언으로 인해 모든 게 물거품이 되었다.
배우는 떠났지만, 남겨진 사람들의 피해는 막심하다. 이미 제작비 수백억 원이 투입돼 후반 작업 중인 드라마는 물론이고, 포스터마저 폐기될 위기다.
여기서 드는 법적 의문이 하나 있다. 제작사가 아닌 동료 배우 김혜수, 이제훈 씨는 이 사태에 대해 조진웅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을 따져봤다.
동료에게 끼친 민폐, 법적으론 '불법행위'인 이유
일반적으로 배우들은 서로 계약을 맺지 않는다. 김혜수, 이제훈, 조진웅 모두 제작사와 개별적으로 출연 계약을 맺었을 뿐이다. 따라서 "왜 계약을 어겼느냐"는 채무불이행 책임을 동료 배우가 직접 묻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법조계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민법 제750조)' 카드가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핵심은 고의 또는 과실이다.
만약 조진웅이 자신의 과거가 알려질 경우 드라마 방영이 불가능해지거나 동료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계약했다면, 이는 기망행위 혹은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즉,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없더라도 그의 위법한 행위로 제3자(동료 배우)가 손해를 입었다면 배상 책임이 생긴다는 논리다.
청구서엔 어떤 항목이 담길까
그렇다면 김혜수, 이제훈 등은 구체적으로 얼마를 청구할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손해배상액이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장 직접적인 손해는 재촬영 비용이다. 드라마 포스터는 통상 방영 임박 시점에 촬영한다. 조진웅의 하차로 대타 배우가 투입되거나 콘셉트가 바뀌어 포스터와 일부 장면을 다시 찍어야 한다면, 동료 배우들은 귀한 시간을 다시 내야 한다. 이에 대한 추가 출연료 상당액을 손해로 청구할 수 있다.
더 큰 금액은 기회비용에서 발생할 수 있다. 만약 두 배우가 '시그널 2' 촬영 일정을 맞추느라 다른 영화나 드라마 출연 제의를 거절했다면, 그로 인한 일실수입(잃어버린 수입)도 청구 대상이 된다. 다만 법적으로 이는 '특별손해'에 해당해, 조진웅이 동료들의 스케줄 희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여기에 위자료도 더해진다. 성공적인 시리즈의 복귀작이 주연 배우의 과거 논란으로 훼손되면서 겪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이미지 손상은 금전으로라도 위로받아야 마땅하다는 것이 법원의 태도다. 과거 판례들은 연예인의 범죄로 작품이 엎어졌을 때 제작사의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한 바 있는데, 이 법리가 동료 배우들에게도 확장 적용될 여지는 충분하다.
동료애로 감싸기엔… '수백억' 피해가 너무 크다
물론 현실적으로 동료 배우가 곧바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은 제작사가 먼저 조진웅 측에 거액의 위약금 소송을 걸고, 동료 배우들은 제작사와 협의해 추가 보상을 받는 식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역대급 민폐'라 불릴 만큼 사안이 위중하다. 방송가에서는 이미 수백억 원이 투입된 작품을 폐기하기보다 포스터 재촬영 등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tvN 측은 “지금은 포스터 재촬영 여부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은퇴는 개인의 선택일지 몰라도, 그로 인해 엉망이 된 타인의 시간과 노력에 대한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