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원짜리 옷에 로고만 박아 17만원 '폴로'로…110억 원대 위조 일당의 최후는?
6천원짜리 옷에 로고만 박아 17만원 '폴로'로…110억 원대 위조 일당의 최후는?
원가 6천 원 의류에 가짜 라벨 붙여 17만 원 정품으로 둔갑
상표권 침해에 따른 형사처벌 한계와 민사상 징벌적 손해배상 쟁점 완벽 분석

범행에 사용한 폴로 의류 견본 /연합뉴스
"17만 원짜리 폴로 스웨터를 내가 입으면 왜 짝퉁 같냐."
소비자들의 갸우뚱한 의문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었다. 해외에서 단돈 6000원에 들여온 무지 옷에 명품 브랜드의 로고를 박아 정품 가격의 30분의 1도 안 되는 원가로 위조 상품을 만들어 유통한 일당이 덜미를 잡혔다.
이 사건의 전말은 치밀하게 분업화된 조직적 범행에서 비롯되었다. 유통업자 A(64·남)씨와 수입업자 B(58·여)씨 등 4명은 2024년 말부터 2025년 중순까지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유명 패션 브랜드 '폴로'를 본뜬 위조 의류 5만 장을 제조해 국내에 들여왔다.
이는 정품 시가로 환산하면 무려 110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조사 결과 유통업자 A씨는 수입업자 B씨에게 폴로 정품 의류 견본을 직접 보여주며, 상표가 없는 동일한 디자인의 의류를 제작하여 수입하도록 범행을 지시했다.
이후 경기도 포천과 남양주 일대 창고에 대기 중이던 가공업자를 통해 자수 기계로 폴로 로고를 정교하게 새기고 가짜 라벨을 부착했다.
단돈 6천 원에 불과했던 옷이 17만 원 상당의 정품으로 둔갑하는 순간이었다. 이들은 이렇게 완성된 위조 의류 중 일부를 지방 할인매장 등을 통해 시중에 유통하기까지 했다.
결국 첩보를 입수한 세관 당국에 의해 창고에 보관 중이던 5만 장 전량이 압수되었고, 관련자 4명은 상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어 검찰에 송치되었다.
110억 원대 위조 범죄, 솜방망이 처벌 피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처럼 수백억 원대의 위조 상품을 조직적으로 유통한 이들은 법망 앞에서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압수된 5만 장의 물량과 범행의 고의성을 고려할 때 형사처벌의 수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다.
현행 상표법 제230조에 따르면 타인의 상표권 침해행위를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제236조 제1항에 따라 범행에 사용된 위조 상품과 제작 용구는 전량 몰수된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대규모 위조 사건이라 하더라도 피고인이 동종 전과가 없는 초범이고 범행을 뉘우칠 경우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인천지방법원 2023. 12. 8. 선고 2023고단5842 판결에서는 약 43억 7천만 원 상당의 위조 의류 4만 9814점을 판매한 피고인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그리고 범죄수익에 상응하는 약 4억 9814만 원의 추징금만이 선고된 바 있다.
반면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 11. 24. 선고 2023고단2318 판결의 경우, 위조 의류 710벌 소지에 불과했으나 동종 전과가 2회 있다는 이유로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이번 사안은 시가 110억 원이라는 압도적인 범행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실형 선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범죄 수익금 전액 환수 방안… 핵심은 최대 5배 '징벌적 손해배상'
형사처벌이 이루어진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침해자들이 얻은 막대한 부당 이익을 온전히 환수하고 상표권자의 피해를 복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표권자는 가해자들을 상대로 별도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실질적인 금전적 배상을 받아내야 한다.
이번 민사 소송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법적 무기는 상표법 제110조 제7항에 명시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다. 고의로 타인의 등록상표를 침해한 경우, 법원은 실제 인정된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무거운 배상액을 책정할 수 있다.
본 사안의 경우 침해자들이 정품 견본을 직접 제시하며 위조를 세밀하게 지시했고, 1년이라는 기간 동안 5만 장을 계획적으로 제작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명백한 고의성이 인정되므로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가 매우 강력한 해결책이 된다.
손해액을 산정할 때는 침해자가 불법행위로 얻은 이익액을 상표권자의 손해액으로 추정하는 상표법 제110조 제3항을 주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장당 6000원에 제작해 17만 원에 유통했으므로 침해자가 누린 마진율은 막대하다.
상표권자는 세관 적발 시 확보된 5만 장의 압수 기록, 창고 보관 내역, 자수 기계 등 형사 절차의 명백한 증거들을 민사 소송에 그대로 가져와 입증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소송은 고등법원이 있는 곳의 지방법원 전속관할로 진행되며, 소멸시효가 도과하기 전 가압류 등의 재산 보전 조치와 법원의 서류 제출 명령 제도를 병행하는 것이 피해 금액을 남김없이 환수하는 결정적 열쇠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