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서 고전 애니 3천원에 판매…저작권 수사 받을까?
네이버 블로그서 고전 애니 3천원에 판매…저작권 수사 받을까?
3000~7000원에 애니메이션 판매
변호사들 "영리 목적 뚜렷해 가능성 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네이버 블로그에서 고전 애니메이션을 불법으로 판매하던 A씨. 어느 날 자신의 판매 글이 저작권 침해로 제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겁이 나 게시글을 모두 지우고 계정까지 탈퇴했다. 하지만 제보자는 A씨의 아이디는 물론, 판매 가격과 계좌번호가 담긴 댓글까지 캡처해 신고한 상태였다.
저작권자가 아닌 제3자의 제보만으로도 A씨는 경찰 수사를 받게 될까?
3000원에 옛날 애니 팔다…제3자 제보에 계정 삭제
A씨는 네이버 블로그에 '피치피치치' 등 고전 애니메이션 4종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가격은 편당 3000원에서 7000원 사이였다.
해당 게시글에는 구매 문의로 보이는 비공개 댓글이 도합 200개 넘게 달렸다. 그러던 중 A씨는 자신의 글이 저작권 침해로 사이버 수사국에 제보된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급히 게시글을 삭제하고 다시 올렸지만, 이마저도 재차 제보됐다. 결국 A씨는 모든 게시글을 삭제하고 네이버 계정을 탈퇴했다.
제보자는 판매 게시글 링크와 A씨의 아이디, 가격 정보, 그리고 A씨가 입금을 안내하며 남긴 '○○은행 계좌번호로 입금 후 이메일을 알려달라'는 댓글까지 캡처해 증거로 제출했다.
저작권자 아닌 제3자 제보, 수사 시작될 수 있나
결론부터 말하면, 제3자의 제보만으로도 수사 착수 가능성이 있다.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저작권자의 고소가 없어도 처벌 가능한 '비친고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저작권법상 영리 목적 침해는 비친고죄에 해당하여 저작권자의 직접 고소 없이도 수사기관이 인지수사 형태로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앤권 법률사무소의 권오훈 변호사 역시 "비친고죄 요건이 충족된다면 저작권자가 아닌 제3자의 제보만으로도 입건·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법무법인로웰 김훈희 변호사는 "실제로 끝까지 본격 수사·송치까지 이어질지는 자료 확보 정도와 저작권자 의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계좌번호' 댓글이 결정적… "영리 목적 명백해 위험"
변호사들은 특히 제보자가 확보한 '계좌번호 안내 댓글'이 수사 개시 가능성을 높이는 결정적 증거라고 지적했다.
김훈희 변호사는 A씨의 사례에 영리 목적, 가격 명시, 반복 게시, 계좌 입금 유도 등의 정황이 있다며 "단순 팬 공유 수준보다는 무겁게 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특히 판매 구조가 드러난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권오훈 변호사도 "4종의 작품을 유상으로 판매하고, 비공개 댓글이 200건에 이르며 입금 안내 문구까지 캡처된 정황은 영리 목적 상시 침해로 평가될 여지가 크다"고 봤다.
결국 단순한 파일 공유가 아니라 돈을 받고 파일을 넘기는 '판매 구조'가 명확히 드러나 수사기관이 가볍게 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