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사과까지 한 '설리 사망 보고서' 유출, 그래도 처벌은 솜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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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사과까지 한 '설리 사망 보고서' 유출, 그래도 처벌은 솜방망이?

2019. 10. 17 20:24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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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사망 당일 ‘119 구급대 활동 동향보고서’ 급속도로 확산

소방당국, 이례적으로 대국민사과 "내부 유출자, 엄중히 문책 예정"

최초로 퍼뜨린 직원, 법적 처벌 보다 내부 징계가 더 무거울 수도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진 '설리동향보고'. /온라인 캡처, 사진 편집=안세연 기자

15:20 분경 경찰공동대응요청 접수

15:22 분경 〇〇구급차, 〇〇구급차, 〇〇펌프 현장출동

15:32 분경 〇〇구급차 환자접촉(사후〇〇 확인 / 본부의료지도 실시)


시간대별 구급대 활동 내역이 고스란히 담긴 소방 내부 문건이다. 모두 외부로 유출해선 안 되는 내용이 담겼다. 환자의 인적사항 뿐만 아니라 발견됐을 당시 상태, 구체적인 자살방법까지 적혀있었다. 지난 14일 배우 고(故) 설리(본명 최진리⋅25)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SNS 등에서 빠르게 퍼진 ‘119 구급대 활동 동향보고서’다.


이를 두고 ‘어떻게 공개된거냐’ ‘누가 이런 공문서를 유출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수사기관이 언론에 비밀로 한 내용까지 유출 보고서에 담겨 있어 논란이 크게 일었다.


1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사건은 소방청 내부 직원이 보고서를 사진 찍어 동료에게 보내면서 시작됐다. 이것이 다시 소방 공무원들이 속해있는 단체 카카오톡방을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퍼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이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내부적으로 문건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한 직원에 의해 SNS로 유출됐다”며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고인이 된 설리의 생전 활동 모습. /설리 공식페이지

‘동향보고서 최초 유출' 직원이 받게 될 혐의

본부 측은 해당 보고서가 소방서 내부 문건이 맞다며 각 포털사이트와 블로그 운영진 등에 삭제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7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SNS 커뮤니티 등에서는 아직 ‘설리 동향보고서’가 주요 게시판에 올라가있는 상태다. 그 탓인지 이날 ‘설리 동향보고서’는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여러 차례 올랐다.


소방당국은 “문건을 유출한 내부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엄중하게 문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내부직원은 내부 징계는 물론 법적인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당 공무원에게 적용될 혐의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다. 허용된 권한을 초과하여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점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보고서에는 설리의 나이와 성별, 인적사항 뿐 아니라 자살방법 등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있었기 때문에 해당 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한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처벌이 나오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국민 법감정에 걸맞는 처벌 수준은 나오기 어렵다"며 "솜방망이 처벌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법무법인 세현의 조현정 변호사도 "벌금이나 집행유예 정도의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4일 메신저를 중심으로 퍼진 경찰 내부 보고 문건을 재구성한 이미지. /재구성=안세연 기자

과거에도 유출사건 많았지만⋯ '대국민사과'까지 한 건 처음

과거에도 비슷한 유출 사건은 비일비재했다. 특히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사건에는 대개 경찰이나 소방당국에서 작성한 최초 사건 보고서가 유출됐다. 두 기관은 그때마다 ‘재발방지책’을 논의한다고는 했지만, 이번만큼 확실하게 책임자가 대국민 사과한 적은 없었다.


이 때문에 강력한 내부 징계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형사처벌 수위에 따라 공무원 징계 수위도 결정되겠지만, 담당 고위 공무원의 결단이 있다면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도 중징계가 가능하다.


1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요안 청문감사담당관이 내부문건 유출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소방본부 "자수하라" 단체 문자메시지 후, 피의자 1명 자진 신고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청문감사담당관은 이날 오후 ‘성남소방서 구급활동 동향보고 유출 관련 자진신고 안내’라는 제목의 문자를 내부 구성원들에게 보냈다.


청문감사담당관은 문자에서 “직무상 관련된 문서를 사진으로 촬영해서 SNS, 인터넷 등에 게시 또는 제공한 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며 “이와 관련하여 문서유출을 하였거나 알고있는 직원은 청문감사담당관으로 금일 12시한 신고 및 연락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진신고자에게는 최대한 선처를 받도록 하겠으며 미신고시에는 경찰 수사의뢰를 통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이 문자가 전파된 이후 관련자 중 한 사람이 자진 신고를 해왔다고 한다. 현재 이 직원은 청문감사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주변에 말하기 어려운 고통이 있거나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어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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