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진찰 없이 수면제 '대리 수령'한 싸이…대리 수령, 언제 되고 언제 안 되나
직접 진찰 없이 수면제 '대리 수령'한 싸이…대리 수령, 언제 되고 언제 안 되나
의식 불명 등 예외적 상황 아니면 처방전 대리 수령은 '불법'
매니저는 대리 수령 자격조차 없어
최대 500만원 벌금형 위기

대면 진찰 없이 향정신성 수면제를 대리 수령한 혐의로 가수 싸이가 검찰에 송치됐다. /연합뉴스
직접 진찰도 없이 향정신성 수면제를 매니저를 통해 대리 수령한 유명 가수 싸이가 결국 검찰에 넘겨졌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가 지난 2022년부터 작년까지 대면 진찰 없이 대학병원에서 '자낙스'와 '스틸녹스'를 처방받고 이를 매니저 등에게 대리 수령하게 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싸이와 이를 처방한 교수, 심부름을 한 매니저 등 총 6명에게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해당 약물은 우울증이나 수면 장애 치료에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의존성과 중독성이 강해 대면 진찰과 처방이 원칙이다.
소속사 피네이션은 작년 8월 "전문의약품인 수면제를 대리 수령한 점은 명백한 과오이자 불찰"이라며 고개를 숙였지만, 수사는 경찰의 손을 떠나 검찰로 향했다.
가족도 제한적으로만 허용…'매니저' 대리 수령은 명백한 불법
우리 의료법은 의사에게 직접 진찰을 받은 환자가 아니면 누구든지 처방전을 수령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의식이 없거나, 거동이 현저히 곤란하면서 같은 질환으로 장기간 동일한 처방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한정된다. 이때도 의사가 해당 환자 및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을 인정해야만 대리 수령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아무나 약을 대신 받아올 수는 없다.
대리수령자는 환자의 직계존속·비속, 배우자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 형제자매, 노인의료복지시설 근무자 등으로 엄격히 제한된다.
대리수령 절차 역시 깐깐해서, 대리수령자가 처방전을 수령하려면 대리수령 신청서와 신분증, 환자와의 관계 증명 서류를 의사에게 함께 제시해야 한다.
결국 싸이의 사례는 두 가지 측면에서 법을 어겼다. 직접 진찰 없이 처방전이 작성·교부됐고, 대리수령 자격이 없는 제3자인 매니저가 처방전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환자·의사·대리인 모두 처벌 대상…마약류 위반 적용될 수도
그렇다면 법을 어기고 처방전을 주고받은 이들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요건을 어기고 처방전을 수령한 환자(싸이)와 대리인(매니저)은 제90조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나아가 불법인 줄 알면서도 처방전을 교부한 의사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한층 무거운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주고받은 약물이 단순한 감기약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낙스(알프라졸람)와 스틸녹스(졸피뎀)는 마약류로 분류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만약 법정에서 해당 처방이 업무 외의 목적이었다고 인정될 경우, 의사에게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가 추가로 성립할 수 있다.
실제로 단기간에 동일인에게 과다한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한 의사에게 마약류관리법 위반을 유죄로 인정한 판례도 존재한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처방전을 발급한 의사는 의료법에 따라 면허 자격정지라는 행정처분까지 부과받을 수 있다.
한편, 싸이 측은 입장문을 통해 "대리 처방은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