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억 투자가 독이 됐다…'영화광의 놀이터' 왓챠, 법정관리 돌입
490억 투자가 독이 됐다…'영화광의 놀이터' 왓챠, 법정관리 돌입
생존 위한 490억 투자 유치, 오히려 회생절차 '방아쇠'로
구독자 미래는 안갯속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생존을 위해 유치한 490억 원 투자가 오히려 독이 든 성배가 되어, 토종 OTT 왓챠가 결국 법원의 회생 절차(법정관리)에 돌입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7부(이영남 부장판사)는 지난 4일 왓챠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법원의 관리 아래 사업을 계속하며 빚을 갚을 기회를 얻는 마지막 기회 앞에 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회생 신청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과거 왓챠에 자금을 수혈했던 투자사였다.
'영화광'들의 놀이터, 어쩌다 추락했나
2011년 개인 맞춤형 영화 추천 서비스로 출발한 왓챠는 '영화광들의 성지'로 불리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2016년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며 토종 OTT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지만, 영광은 길지 않았다. 넷플릭스 등 거대 자본의 공세와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이용자는 급격히 이탈했다.
한때 129만 명(2022년 1월 기준)에 달했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달 46만 명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용자 감소는 곧바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은 3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넘게 쪼그라들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8억 원, 82억 원을 기록하며 재무 상태는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490억 구원투수, 어쩌다 '사망선고'의 방아쇠 됐나
위기에 몰린 왓챠는 2021년, 49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일정 기간 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 발행으로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한숨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 '구원투수'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만기가 돌아온 투자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재무 건전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결정타는 회계법인의 '의견 거절'이었다.
감사를 맡은 신한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초래한다"며 사실상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평가를 내렸다. 결국 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된 인라이트벤처스가 직접 법원에 왓챠의 회생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생존을 위한 자금 수혈이 회사를 법정관리로 밀어 넣은 비극이 연출된 것이다.
"내 구독료 괜찮나?"…왓챠의 약속, 믿어도 될까
회생절차 개시 소식에 구독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왓챠는 즉각 "이번 결정이 서비스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현재와 같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기존 약관에 따른 환불·해지 절차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왓챠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법원은 왓챠에게 내년 1월 7일까지 회사를 살릴 구체적인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만약 이 계획안이 채권단과 법원을 설득하지 못하면, 회생절차는 폐지되고 파산 선고로 이어질 수 있다. '영화광들의 놀이터'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두 달여 안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