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토사물, 이불엔 오물…펜션 고객에게 법적 책임 물을 수 있을까?
바닥에 토사물, 이불엔 오물…펜션 고객에게 법적 책임 물을 수 있을까?
쓰레기는 물론 오물까지…간단한 뒷정리로 청소 어려워 보이는데
펜션 '난장판' 만들고 떠난 고객에게 법적 대응 가능할까

최근 한 펜션 업주가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고객들이 투숙한 뒤 난장판이 된 사진을 공개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공개한 사진에는 먹다 남은 음식물과 각종 쓰레기, 오물이 묻은 침구류가 널브러져 있었다. 이에 떠난 투숙객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알아봤다. /온라인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먹다 남은 음식물과 각종 쓰레기들. 방바닥에는 오물이 묻은 침구류가 널브러져 있고, 토사물이 흥건했다.
최근 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어느 펜션의 모습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A씨는 고객들이 투숙한 뒤 난장판이 된 사진을 공개하며, "이 방 정리하고 청소하는 분 그만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펜션 곳곳이 오물 범벅인 탓에 간단한 뒷정리로 끝날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만약 곧바로 다음 고객 예약이 잡혀 있다면, 시간에 맞춰 받기 어려울 수도 있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이를 접한 다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고소하면 안 되나", "이건 업무방해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는 상황. 실제로 뒷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펜션 고객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 가능할까. 변호사들과 함께 알아봤다.
우선, 펜션 운영자는 상법상 '공중접객업자'에 해당한다. 여기서 공중접객업이란 극장, 여관, 음식점 등 다수의 사람(공중)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영업하는 것을 의미한다(상법 제151조). 법무법인(유한) 명천의 손수범 변호사는 "공중접객업자인 펜션 운영자는 고객이 객실 등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가 있다"며 "나아가 고객이 안전하게 펜션을 이용하도록 보호할 의무도 진다"고 했다.
하지만 고객이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기본적인 뒷정리가 되지 않은 수준을 넘어 오물을 투척하거나 또는 기물을 파손해 펜션 시설 이용을 어렵게 했을 때다.
'변호사 지세훈 법률사무소'의 지세훈 변호사는 "침구 정리 같은 간단한 뒷정리를 하지 않은 정도로는 고객에게 청소비 등을 요구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이러한 수준을 넘어 기물 구입이나 수리, 특수청소 등이 필요해 다른 고객을 받기 어려운 상태로 만든 경우 재물손괴죄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법률 자문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펜션 기물 등)을 고의로 망가뜨리거나,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했을 때 성립한다(형법 제366조). 처벌 수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 손수범 변호사는 "재물손괴죄로 인정될 경우, 청소비 등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업무방해는 어떨까. 다른 고객을 받기 어려울 정도로 더럽혔다면, 펜션 업무를 방해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는 허위 사실이나 위계(僞計⋅속임수), 위력으로 타인의 업무를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 처벌 수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
이에 대해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는 "펜션을 더럽힌 경우, 업무방해로 보기 애매하다"고 했다. 이 경우, 허위사실 유포나 속임수 사용과 거리가 멀기 때문.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의미였다. 추 변호사는 "업무방해가 인정되려면 악의를 갖고 난동을 부리는 등 펜션 업무가 마비될 정도여야 한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고객의 행동이 형법상 재물손괴죄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법적인 책임을 따지기 애매했다. 이에 변호사들은 고객과 청소 문제로 갈등을 겪지 않으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바로 '청소 보증금 받기'다. 펜션 예약 시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받고, 고객이 퇴실할 때 객실 상태를 점검해 되돌려 주는 것이다. 객실이 더러워졌다면, 청소 비용만큼 보증금에서 차감해 반환하면 된다.
다만 차감 기준이 애매하다면 고객과 분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손수범 변호사는 "침구류 얼룩, 설거지 위반 등 위반 행위와 각 위반 항목별 금액을 구체화시켜 논란의 여지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특약, 별도 안내문 등으로 펜션 이용계약서에 포함시켜 동의를 받으면 된다"고 했다.
덧붙여 지세훈 변호사는 "간혹 고객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펜션 운영자는 고객에게 '퇴실 후 24시간 이내'라는 식으로 보증금 반환 시점을 정확히 안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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