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사관학교서 식고문·폭언·협박…"관행이었다"는 변명, 법정선 안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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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사관학교서 식고문·폭언·협박…"관행이었다"는 변명, 법정선 안 통한다

2026. 04. 22 14:13 작성2026. 04. 22 14: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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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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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생도 39% 인권침해 경험

권지안 변호사 "오랜 관행 변명 법정서 안 통해"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 기초훈련 과정에서 폭언과 식고문 등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인권위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연합뉴스

국가를 수호할 장교를 길러내는 사관학교에서 "가라(가짜) 환자 주제에"라는 폭언과 함께 억지로 빵과 음료를 먹이는 '식고문'이 자행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파장이 일고 있다.


부상 부위 가격에 식고문까지⋯드러난 충격적 실태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공개한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 기초훈련 과정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올해 2월, 기초훈련 중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자퇴한 예비생도 A씨가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인권위가 예비생도 79명을 조사한 결과, 무려 39%에 달하는 31명이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겪은 일은 단순한 거친 훈련 수준을 넘어섰다. 구보 중 무릎과 허리를 다쳐 군병원에서 1~2주 훈련 열외 권장을 받았음에도, 지도생도는 부상 부위를 가격했다.


1.5리터 음료수와 맘모스빵을 강제로 먹여 토하게 만드는 이른바 '식고문'을 가하고, 이후 식사를 두 번이나 굶겼다는 진술도 나왔다.


다수 앞에서는 "너희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는 모욕적인 폭언이 쏟아졌고, 심지어 "머리를 밟아서 터트려 죽여버리겠다"는 섬뜩한 협박까지 있었다.



단순 훈련? "머리 밟아 터트리겠다"는 명백한 중범죄


이러한 행위들이 실제 형사 재판으로 넘어간다면 법원은 어떻게 판단할까. 로엘 법무법인의 권지안 변호사는 21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해 가해자들의 행위가 중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지안 변호사는 부상 부위를 악의적으로 때린 행위에 대해 "단순한 가혹행위를 넘어 상해 가능성까지 검토해야 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또한 억지로 음식을 먹인 식고문에 대해서는 "신체의 자유와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군형법상 가혹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리를 밟아서 터트려 죽여버리겠다"는 발언 역시 형법상 협박죄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았다.


"나 때는 더했다"는 변명, 법정에선 절대 안 통하는 이유


군대 특유의 훈련 목적이나 오랜 관행이었다는 가해자 측의 변명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는다.


권지안 변호사는 "핵심은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행위의 객관적 상당성"이라며 "가해자가 '기강을 잡기 위한 교육이었다', '군인 만들기 위한 훈련이었다'고 주장해도, 법원은 그 주관적 목적에 매몰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관행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공감은 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며 "관행이라는 주장은 범죄 성립을 막는 항변이 되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상명하복의 강한 위계를 이용하거나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다수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은 죄질을 가중하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피해자는 민간인, 가해자는 군인


이번 사건에서 눈여겨볼 또 다른 법적 쟁점은 피해자들의 '신분'이다.


권지안 변호사는 "예비생도는 입학 전형을 통과해 합격 통지서를 받은 상태이지만, 아직 군적이 없는 민간인"이라고 지적했다.


병역법상 군인이 아닌 민간인에게 법적 근거 없이 군인에 준하는 강제 합숙과 엄격한 규율을 적용하고 기본권을 침해한 만큼, 향후 국가배상 청구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해자는 군인이고 피해자는 민간인인 상황 탓에 형사 절차도 얽혀있다.


권지안 변호사는 "피해자가 민간인이더라도 가해자가 군인이라면 군 사법 체계가 1차 적용된다"면서도 "피해자가 일반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고, 그 경우 경찰이 사건을 접수해 군 사법 기관과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반 형법이 아닌 군형법의 잣대는 매섭다. 군형법에 따라 직권을 남용해 가혹행위를 한 경우 벌금형 없이 5년 이하의 징역에만 처해진다. 위력을 행사한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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