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살인범과 피해자는 불륜" 방송 PD 찾아간 살인범 매형, 다 거짓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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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살인범과 피해자는 불륜" 방송 PD 찾아간 살인범 매형, 다 거짓말이었다

2025. 11. 15 21:1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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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당한 피해자, 방송서 '불륜녀'로

알고 보니 살인범 변명 대변

유족 울린 거짓 인터뷰의 대가

살인범의 매형이 허위 제보로 피해자를 불륜녀로 몰아간 사실이 인정돼, 법원이 유족에게 1,500만 원 배상을 명령했다. /셔터스톡

참혹한 강간·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며칠. 한 남자가 시사 교양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다급히 전화를 걸었다. 그는 자신을 '살인범의 매형'이라 소개하며 "경찰보다 내가 사건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 언론에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억울한 점이 있으면 말해달라. 방송에 내보내주겠다"는 작가의 답변을 받은 남자. 그는 며칠 뒤, 유치장에서 살인범을 면담한 후 곧장 방송사 PD와 만났다.


그리고 이 만남은, 살인 사건 피해자와 유족에게 지울 수 없는 두 번째 상처를 남겼다. 지난 9월 10일, 전주지방법원 제2-2민사부(재판장 송인우)는 이 남자의 '사자명예훼손' 불법행위를 인정하며 유족에게 1,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경찰보다 더 안다"던 제보자의 거짓말

사건은 2020년 4월 14일, 살인범 B씨가 배우자의 지인인 피해자를 차로 불러내 강간하고 금팔찌 등을 강취한 뒤,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흉악 범죄였다.


사건 발생 약 10일 뒤, 살인범 B씨 누나의 전 남편이었던 A씨는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 스스로 연락했다.


A씨는 2020년 4월 27일, 담당 PD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B씨와 망인이 두 달 정도 만났다고 한다. 12월에 헤어졌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그럼 둘은 연인관계였다는 거예요?"라고 묻자, A씨는 망설임 없이 "12월까지"라고 답했다. A씨와 동행한 B씨의 지인 역시 "망인이 팔찌와 돈을 다 빌려줬다고 한다"고 거들었다.


이들의 주장은 강간과 강도 혐의를 벗기 위한 살인범의 일방적 변명이었다. 살인범 B씨는 "피해자가 '너는 왜 이렇게 도박에 빠지냐', '네 와이프도 힘들겠다'며 비웃는 말투로 자극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이야기를 꾸며냈고, A씨는 이 내용을 PD에게 그대로 전달했다.


결국 2020년 5월 1일, 방송은 A씨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연인이었기에 팔찌도 풀어주고, 통장에 있던 전 재산 48만 원도 스스로 빌려준 거라는 얘깁니다"라는 나레이션과 함께.


드러난 진실은 정반대

하지만 진실은 정반대였다. 망인인 피해자는 당시 교제하던 남자친구가 따로 있었고, 유부남인 살인범 B씨와는 연인관계가 아니었다. B씨는 이 사건 형사재판에서 강도 및 강간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모든 범행을 유죄로 인정해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자신의 여동생이 억울하게 살해당한 것도 모자라, 공중파 방송을 통해 '유부남과 불륜 관계를 맺고 돈까지 빌려준 여자'로 낙인찍힌 상황. 망인의 오빠이자 단독상속인은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이미 이 인터뷰로 인해 '사자명예훼손죄'로 기소돼 징역 4개월의 실형이 확정된 상태였다.


법원의 꾸짖음 "미필적 고의가 명백하다"

민사 재판에서 A씨는 "나는 B씨의 말이 진실이라고 믿었고, 그대로 전했을 뿐이다"라는 주장과 "방송은 거절했는데, 방송사가 몰래 녹음 및 촬영을 해서 허락 없이 내보냈다"는 두 가지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변명을 모두 기각했다. 두 번째 주장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첫 번째 주장에 대해서는 더욱 엄중하게 꾸짖었다. 재판부는 A씨가 '미필적 고의'로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B씨 말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방송사에 먼저 연락했으며, "내가 경찰보다 사건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 "B씨와 망인이 12월까지 연인관계였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망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 유족인 원고의 망인에 대한 명예감정 및 추모감정을 침해하였다"고 명시했다.


특히 그 내용이 "망인이 유부남인 B씨와 불륜관계에 있었다는 것" 등 "심한 수치심을 유발하는 점", 그리고 그 허위 사실이 "전파성이 매우 큰 공중파 방송을 통해 전파되어" 원고(유족)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점을 중요 근거로 삼았다.


법원은 1심이 판단한 위자료 1,500만 원이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살인범을 돕기 위해 방송사 PD를 찾아 나섰던 A씨의 경솔한 제보는 결국 법원의 엄중한 심판을 피하지 못했다.


[참고] 전주지방법원 제2-2민사부 2024나7645 판결문 (2025. 9. 10.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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