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착용샷' 요구, 거절 못 한 당신의 사진은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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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착용샷' 요구, 거절 못 한 당신의 사진은 어디로 갈까

2025. 10. 02 12:3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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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행세하며 사진 수집

'즉각 처벌 어려워도 협박·유포 등 2차 범죄 가능성' 경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혹시 착용하신 사진 한 장만 보여주실 수 있나요?" 중고 거래 앱에 비키니를 팔려던 A씨는 구매 희망자의 메시지에 잠시 머뭇거렸다.


여성으로 보이는 프로필 사진, 살갑게 말을 걸어오는 태도에 잠시 경계를 풀었던 터였다. 사건은 A씨가 중고 거래 앱 '번개장터'에 비키니 판매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핏이 궁금하다"는 구매자의 요청에 A씨는 얼굴을 가린 착용 사진 한 장을 보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구매자는 "혹시 다른 비키니는 없으세요?", "속옷 세트도 파시면 좋은데"라며 집요하게 추가 사진을 요구하고 화제를 돌렸다.


쎄한 느낌에 A씨가 "여성분이 맞냐"고 묻자 상대는 망설임 없이 "맞다"고 답했지만, 의심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여성 행세' 사진 수집, 법의 심판대에 오를까?

결론부터 말하면, 단순히 이성을 속여 신체 사진을 요구한 행위만으로 즉각적인 형사 처벌은 쉽지 않다.


법률사무소 신임의 박교현 변호사는 "단순히 여성인 척하며 비키니 사진을 요구한 행위 자체만으로는 특정 형사범죄로 처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이런 행위가 더 큰 범죄의 '신호탄'일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상대방의 행동을 보면 여성인 척하며 사진을 요구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사람으로 보인다"며 "질문자님의 개인정보를 알게 될 경우 사진을 빌미로 협박하는 등 범죄 피해를 당할 우려도 결코 없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단순 구매 문의 넘어 '성적 착취'로 가는 길목

법조계는 이러한 패턴이 온라인 그루밍(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접근하는 행위)이나 개인정보 탈취 범죄의 전형적인 수법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A씨의 사례처럼 구매를 가장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진을 모으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실제로 법원은 온라인 채팅으로 접근해 사진을 요구하는 행위를 성적 착취 목적의 범죄로 판단한 바 있다 (광주고등법원 2022노128 판결).


판매자가 보낸 신체 사진 역시 '개인정보'에 해당하며, 이를 동의 없이 유포하거나 다른 범죄에 악용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찜찜한' 구매자, 내 손으로 차단하는 현명한 대처법

전문가들은 의심스러운 상황에선 단호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대화를 즉시 중단하고 해당 사용자를 차단해야 한다.


동시에 추후 법적 분쟁의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 대화 내용 전체를 캡처해 보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후 플랫폼의 신고 기능을 통해 해당 계정을 신고하고, 만약 상대방이 사진을 이용해 협박하거나 지속적으로 괴롭힌다면 지체 없이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해야 한다.


박교현 변호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더 이상 신체 일부가 나온 사진을 보내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온라인 거래의 편리함 뒤에는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상품 정보와 무관한 과도한 요구에 거래 중단을 망설이지 않고 '아니오'라고 말할 용기를 갖는 것. 그것이 디지털 범죄로부터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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