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 '취업제한' 나비효과⋯이재용 부회장의 옥중경영 '확실히' 막았다
박찬구 회장 '취업제한' 나비효과⋯이재용 부회장의 옥중경영 '확실히' 막았다
서울행정법원, 박찬구 회장 관련 소송에서 '취업제한' 의미 짚어
"취업제한은 유죄 확정되는 순간부터" 이재용 판결 이후 각종 논란 한방에 정리
'전체 취업제한 기간'도 크게 늘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금 즉시' 삼성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부회장과 관련된 재판에서 나온 판단이 아니었다.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의 '취업제한'과 관련된 소송 결과였다. /연합뉴스
"취업제한은 유죄 판결이 확정된 순간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금 즉시' 삼성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부회장과 똑같은 상황에 놓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계속 경영할 수 있게 해달라"며 낸 재판의 결론을 내리면서다.
서울행정법원은 "취업제한은 유죄 판결이 확정됐을 때부터 즉시 시작되는 것으로, 박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이 판결을 같은 처지의 이 부회장에게 적용할 때 다음 두 가지가 확실해진다.
①이 부회장은 구속된 지난 1월 18일부터 '옥중경영'도 할 수 없다.
②무보수로 일하더라도 기업에 영향력을 미치는 행위 자체가 제한된다.
사실상 이 부회장은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금까지 법무부가 기업 총수들에게 취업제한을 통보할 때는 "제한이 이뤄지는 전체 기간"만 공지됐다. 5년 또는 2년과 같은 식이었다.
하지만 시작점은 불분명했다. "징역형의 집행(또는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날부터"라고만 돼 있었다.
기업 총수 측은 이를 '문언 그대로' 해석해왔다. 수감 중이거나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는 기업 총수는 "징역형이 종료되기 전"이므로 아직 취업 제한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식이었다.
주무부처인 법무부도 이런 해석에 대해 "좀 더 검토를 해봐야 안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혼란이 지속됐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은 이번 기회에 이 논란에 대해 종지부를 찍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김국현 부장판사)는 "취업제한이 시작되는 시점은 유죄 판결이 확정됐을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형이나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후부터 취업을 제한한다고 해석한다면, 당초 입법의 취지나 목적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옥중경영을 한다는 건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 있는 사람이 유죄 확정판결 이후에도 기업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인데, 이는 이런 법률이 존재하는 취지를 몰각한다는 해석이다.
서울행정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기업 총수들이 실제로 받는 취업제한 전체 기간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김국현 부장판사는 △실형의 경우 '실형 기간+5년' △집행유예의 경우 '집행유예 기간+2년' △선고유예의 경우 '2년'이라고 확실히 기준을 밝혔다.
법에서 밝히고 있는 5년⋅2년이라는 기간뿐 아니라, 실형 혹은 집행유예 기간까지 모두 "제한이 이뤄진다"고 본 것이다.
그로 인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 5년은 물론, 2년을 더한 7년 동안 기업 경영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앞서 형기를 치른 1년여를 빼면, 올해부터 시작된 징역 1년 6개월에 5년을 추가해야 한다. 앞으로 총 6년 6개월간 경영에 참여할 길이 막힌다.
게다가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지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경영권 행사 자체'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기업 총수들이 무보수로 일한다거나, 등기임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취업제한을 피할 수 있는 우회로까지 차단해버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