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버그 딱 한 번 사용 했는데 '30년 이용 정지'⋯제재 풀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게임 버그 딱 한 번 사용 했는데 '30년 이용 정지'⋯제재 풀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2020. 11. 24 16:28 작성
백승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bse@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게임 규정 위반을 이유로 '30년 이용정지'를 당한 A씨. 아무리 생각해봐도 왜 최고수위의 제재를 받게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변호사들에게 이용정지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문의했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A씨에게 일상의 낙이었던 게임. 여느 때처럼 게임에 접속하려는데 청천벽력 같은 알림창 하나가 떴다.


"해당 아이디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자세히 읽어보니 자신이 게임 규정을 위반했고, 이를 이유로 자그마치 '30년 이용정지'가 됐다고 했다. 짐작이 가는 일이 있긴 했다. 열심히 캐릭터를 키우는 중 '버그'를 악용한 적이 있었다.


그 버그를 이용하면 능력치를 올리는 특정 아이템을 더 많이 보유할 수 있었다. 호기심에 딱 한 번 이용해봤다. 하지만, 게임사 측에서 "해당 버그를 바로 잡는다"고 하기에 그 뒤로는 사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 번 사용한 것을 이유로, 자신이 수년간 해왔던 게임을 30년간 이용할 수 없다니. 억울하고 또 억울하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확인한 결과, 자신과 같은 버그를 이용했던 사람들이 다수였다. 그리고 이들은 1개월 이용정지, 길어야 3개월 이용정지였다. 자신만 30년 이용정지를 당한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신이 왜 '최고 수위'의 제재를 받게 됐는지 이해가 안 간다. A씨는 소송을 해서라도 원래 자신의 아이디로 게임을 계속할 권리를 되찾고 싶다.


가장 먼저 확인해 볼 것 '게임 이용 약관'

이를 본 변호사들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게임 이용 약관' 확인을 들었다. A씨가 게임에서 한 행동이 이용 약관에 '계정 정지'로 규정돼있는지 봐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약관에 이런 내용이 없거나, A씨가 계정 정지 사유에 해당하는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A씨의 경우 이미 고객센터로부터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내린 조치"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경우 그냥 포기할 수밖에 없는 걸까.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는 "A씨에게 다른 게임 유저들과 형평성에 어긋나는 조치가 내려졌고, 이와 같은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있다면 법원에 '계정 이용 중지를 해제해 달라'는 소송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해당 게임의 버그가 관리자의 부주의 또는 관리 소홀로 발생한 것이라면, 법정에서 이를 다툴 여지도 있다.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도 "A씨와 같이 억울하게 이용 정지 처분을 받은 이용자가 있다면 공동으로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20년 이용정지' 당한 이용자의 소송, 법원은 누구 손 들어줬을까

실제 한 온라인 게임을 이용하던 B씨가 게임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건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17년, B씨는 불법 프로그램인 '오토마우스'를 사용하다 게임사 측에 1회 적발됐다. 이에 게임 회사는 20년 동안 B씨의 계정을 정지했다. B씨는 이에 반발하며 소송을 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약관에 따르더라도 "20년 이용정지를 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였다.


해당 게임은 오토마우스 '사용'으로 적발될 경우(①)와 '사용 및 유포'의 경우(②)를 나눠 제재하고 있었다. ①은 3일의 이용정지, ②는 20년의 이용정지였다. 그런데 게임 회사는 이 약관의 ②을 적용해 B씨에게 '20년 이용정지'를 가한 것이다. 게임회사 측은 "B씨의 오토마우스 사용 적발이 ② 약관에도 해당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규정의 모호함으로 인한 불이익은 피고(게임회사)가 부담하여야 할 것인 점 등을 종합해야 한다"며 "20년 계정 이용 정지를 당하는 것은 부당하다"라는 취지로 판결했다. 그뿐만 아니라 위자료 100만원도 인정했다. 과도한 제재를 했으니, B씨에게 100만원을 물어줘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재판부의 판단 근거는 '약관법'에 있다. 약관법 제5조에 따르면, 약관에 기재된 내용이 명백하지 않을 경우 고객에게 유리하게 적용해야 한다. 이후 게임회사는 항소했지만, 1심과 마찬가지로 패소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