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SUV, 질주하는 10대…'특수절도' 족쇄 앞에 소년법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훔친 SUV, 질주하는 10대…'특수절도' 족쇄 앞에 소년법은

2025. 08. 22 15:2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복면 쓰고 차 훔쳐 경찰과 추격전 벌인 10대들

'소년법' 보호받을 수 있을까

법원은 '엄벌'과 '선도'의 갈림길에 섰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어차피 소년법이잖아.” 복면까지 쓰고 SUV를 훔쳐 도로를 질주한 10대들이 ‘특수절도’라는 무거운 혐의로 법정에 섰다. ‘어차피 소년법으로 풀려날 텐데’라는 세간의 냉소 속, 법원은 이들의 아찔한 도주극에 어떤 판결을 내릴까.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17세 A군과 복면을 쓴 B군은 문이 잠기지 않은 채 열쇠까지 꽂혀 있던 SUV를 발견했다. 어둠이 깔린 주차장을 빠져나온 SUV는 위태롭게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고, 이들의 아찔한 도주극은 결국 순찰차의 사이렌 소리와 함께 막을 내렸다.


‘훔친 게 아니라 잠깐 빌린 건데요’ 통하지 않는 변명

이들이 마주한 혐의는 단순한 ‘자동차 불법사용’이 아니다. 경찰은 2명 이상이 공모하고 복면까지 쓴 계획성을 들어 형법상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단순히 차를 잠깐 타보려 했다는 수준을 넘어, ‘마치 자기 차인 것처럼 마음대로 몰고 다니다가 버리거나 팔 생각까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즉 ‘영득의사(소유할 의사)’가 있었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 무면허 운전 혐의까지 더해져 법적 책임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소년법은 ‘만능 방패’가 아니다

A군과 B군이 만 19세 미만이라는 점은 재판의 최대 변수다. 소년법은 범죄 청소년에게 형사처벌 대신 교화와 선도를 목적으로 하는 보호처분(소년원 송치 등)의 길을 열어준다.


하지만 법원이 언제나 소년의 편은 아니다. 과거 대전고등법원은 여러 차례 보호처분을 받고도 또다시 차량 절도를 저지른 소년에게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반복된 비행이나 복면까지 준비한 계획성은 재판부가 ‘선도’보다 ‘책임’의 무게를 더 무겁게 여길 수 있는 대목이다.


‘잠깐인데 뭐’…방심이 부른 비극

이번 사건은 비단 10대들의 탈선을 넘어,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잠깐인데 뭐’라는 생각으로 차량 문을 잠그지 않고 열쇠를 놓아두는 사소한 부주의가 범죄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순간의 방심이 한 청소년의 인생을 망가뜨리고, 사회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기억해야 할 때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