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은 오폐수조에, 차는 호수에... '기부천사' 가면 쓴 살인마의 소름 돋는 치밀함
시신은 오폐수조에, 차는 호수에... '기부천사' 가면 쓴 살인마의 소름 돋는 치밀함
'기부 천사'의 두 얼굴, 전 연인 살해 후 오폐수처리조 유기
변호사들 "검색기록이 살인 고의 입증할 스모킹건"

검찰에 송치되는 김영우 모습. /연합뉴스
평소 지역 사회에서 장학금을 기탁하며 '건실한 사업가'로 불리던 50대 남성 김 모 씨. 하지만 그의 휴대전화 검색 기록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살인을 왜 하나", "안 아프게 죽는 법", "CCTV 위치". 범죄 시나리오 작가도 아닌 그가 이토록 기묘한 단어들을 검색한 지 한 달 뒤, 전 연인이었던 50대 여성 A씨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17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전 연인 살해 유기 사건의 전말이 다뤄졌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김상민 변호사(로엘 법무법인)는 김 씨의 치밀한 범행 계획과 이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들에 대해 분석했다.
"우발적 범행"이라더니…한 달 전부터 '살인' 검색
사건은 지난 10월 14일, A씨가 퇴근 후 실종되면서 시작됐다. 경찰 수사 초기, 김 씨는 "9월 이후 만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후 경찰에 긴급체포된 뒤에도 "말다툼 끝에 폭행한 건 맞지만 살해 의도는 없었다"며 '폭행치사'를 주장했다. 형량이 훨씬 무거운 살인죄를 피하려는 꼼수였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김 씨의 주장은 객관적 증거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정적인 증거는 바로 김 씨의 검색 기록이었다.
김 변호사는 "범행 약 한 달 전부터 '살인', '안 아프게 죽는 법', 'CCTV 위치' 등을 검색한 기록은 피의자의 범행 계획과 고의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정황 증거"라며 "실제 범행과 증거 인멸 과정이 검색 내용과 유사하게 이뤄졌다면, 이는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범죄임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시신은 오폐수처리조에, 차량은 수장…상상 초월한 증거 인멸
김 씨의 치밀함은 범행 후 더욱 대담해졌다. 그는 A씨의 시신을 마대자루에 담아 자신이 운영하는 폐기물업체 오폐수처리조 4미터 깊이에 유기했다. 범행에 사용된 A씨의 차량에는 직접 만든 가짜 번호판을 달고 천막으로 가려 숨겨두었다가,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충주호에 수장시키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CCTV 없는 길로만 다니거나 갓길 역주행을 하는 등 동선 은폐 시도 또한 계획적이었다. 김 변호사는 "흉기로 10여 차례나 찌른 잔혹성,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증거 인멸 시도는 명백한 살인의 고의를 입증한다"며 "재판부 역시 이를 계획범죄로 판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기부했으니 선처?"…잔혹 범죄 앞엔 안 통한다
일각에서는 김 씨가 평소 기부 활동을 해온 점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사회적 유대관계나 기부 활동은 양형 참작 사유 중 하나인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잔혹한 살인 범죄에서는 그 영향력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실종 신고 후 한 달이 넘도록 수사가 지지부진했던 경찰의 초동 대응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김 변호사는 "초동수사 지연과 피해자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는 어렵지만, 범인 검거 지연으로 인한 유족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는 국가배상 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