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웅 독직폭행 담당 검사 교체, 문제 있다? 없다?⋯얼마 전 공개된 사건배당지침 뒤져보니
정진웅 독직폭행 담당 검사 교체, 문제 있다? 없다?⋯얼마 전 공개된 사건배당지침 뒤져보니
담당 검사 교체 후 '정진웅 독직폭행' 기소, 문제없을지 대검 사건배당 지침 확인해봤더니
3일 공개된 사건배당지침에 따르면 "문제없다"

정진웅 차장검사에 대한 기소 과정에 석연치 않은 재배당이 있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 검찰의 사건 배당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봤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한동훈 검사장과 난투극을 벌여 '검찰 간부 간 독직폭행'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러일으킨 정진웅 차장검사. 그를 둘러싼 논란이 하나 더 불거졌다. 정 차장이 기소되는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재배당이 있었다는 논란이다.
지난 3일 MBC 보도에 따르면, 처음 이 사건을 배당받은 검사는 "기소할 사안이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다. 그러자 그 검사를 지휘하던 명점식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사건을 자기 자신에게 재배당한 뒤 기소했다고 MBC는 전했다. 이른바 '셀프 배당' 논란이다.
정진웅 차장검사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이 보도를 근거로 "미리 정해둔 기소 결론을 밀어붙이기 위해 (부장) 말을 안 듣는 주임검사를 갈아치웠다"고 비판했다. 아무리 감찰부장이라지만, '이미 배당된 사건을 철회한 뒤에 자기 자신에게 재배당하는 건 규정 위반'이라는 근거에 터잡고 있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로톡뉴스가 다수의 검찰 출신 변호사들 자문을 받아본 결과, "문제 삼기 어려운 절차"라는 결론이 나왔다. 특히 그동안 비공개로 감춰져 있다가 지난 3일 경향신문의 단독보도로 세상에 드러난 대검 예규 제848호 '사건배당지침'을 중심으로 볼 때 더욱 그러했다.
사건배당지침 제3조는 사건 배당의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정의한다. "검찰청의 장 또는 그 위임을 받은 자"다. '검찰청의 장(長)'이란 서울중앙지검장과 같이 해당 검찰청의 수장을 말한다.
'그 위임을 받은 자'는 검사라면 누구라도 해당할 수 있다. 법무법인 동광의 민경철 변호사는 "차장검사 이하 부장검사, 수석검사 등도 해당한다"고 말했다. 즉 사건 배당권은 해당 검찰청의 '넘버1'인 지검장에게 있지만, 위임 절차에 따라 그 권한이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당은 반드시 사람에게만 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제5조를 보면 필요하다면 부(部)에 배당할 수도 있다고 돼 있다. 이른바 '부별 배당' 조항이다. 민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검찰청의 장과 차장검사가 검사 또는 부(部)에 '이 사건을 맡아라'고 배당한다"고 설명했다.
부에 배당된 사건은 어떻게 될까. 그건 해당 부의 부장검사가 배당권을 갖는다. 제7조 제1항은 "부장검사는 부별 배당사건을 소속 검사에게 배당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장검사의 권한 중에는 '이미 배당된 사건을 재배당할 권한'이 있을까? 검찰 출신 변호사들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부장은 이미 배당된 사건을 다른 검사에게 재배당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민경철 변호사는 "부장검사는 기존의 배당을 철회하고, 또 다른 검사에게 재배당할 권한이 있다"며 "검사의 업무가 많거나, 다른 사건을 처리할 필요가 있는 등의 경우에 그렇게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검사가 배당받은 사건을 처리하기 버거운 경우, 부장검사는 해당 배당을 철회한 뒤 다른 검사에게 재배당하는 것까지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변호사 이삼윤 법률사무소'의 이삼윤 변호사도 "재배당은 검사가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며 "부장에게 재배당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배당 사유는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무제한의 재량이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민 변호사는 "부장검사가 잘못된 의도로 재배당을 한다면, 직권남용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률 자문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명 부장처럼 부장검사가 본인에게 재배당하는 것도 가능할까.
피데스법률사무소의 정민규 변호사는 "부장검사도 엄밀히 따지면 해당 부서의 검사에 해당되므로, 셀프 배당이 위법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배당 권한을 위임받은 부장검사가 자신에게 사건을 배당하거나, 다른 검사에게 배당했다가 다시 자신에게 재배당하더라도 이는 배당권의 범위에 포함되므로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부장검사가 처음부터 자신에게 사건을 배당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삼윤 변호사는 "부장이 처음부터 셀프배당하는 것도 된다"고 했다.
로톡뉴스는 이런 해석이 실제 예규에서 규정하고 있는 설명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건지 대검찰청에 확인을 요청했다. 예규에서 말하는 부장검사의 권한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질의였다. 하지만 대검 관계자는 4일 "대검 예규는 비공개이기 때문에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 예규 등 대검 내규는 수사 밀행성(密行性⋅비밀히 다니거나 비밀스럽게 행동해야 하는 특성) 등을 이유로 일부만 공개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