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광고 믿고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보이스피싱 공범 처벌?
대출 광고 믿고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보이스피싱 공범 처벌?
휴대전화 넘기고 709만 원 이체
수수료 100만 원까지 받았다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대출을 알아보던 A씨는 경찰로부터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됐으니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대출을 받으려 했을 뿐인데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될 위기에 처한 A씨. 그는 보이스피싱 조직 공범으로 처벌받게 될까?
대출인 줄 알았는데…709만원 입금 뒤 100만원 받아
사건은 A씨가 SNS에서 본 대출 광고에 연락하며 시작됐다. A씨는 텔레그램으로 연락한 담당자를 직접 만나 자신의 휴대전화를 약 1시간 동안 넘겨줬다.
이후 A씨는 상대방 지시에 따라 본인 명의의 계좌를 해지하고, 그 돈을 다른 통장으로 옮겼다. 그런데 그 통장으로 709만 원가량의 돈이 입금됐다. 상대방은 이 중 100만 원을 A씨에게 주고 나머지는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갔다.
그로부터 약 6개월 뒤, A씨는 경찰로부터 보이스피싱 신고가 접수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너무 두렵고 무섭다”며 법률 상담을 구했다.
'미필적 고의' 인정되면 사기방조 공범
변호사들은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A씨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자금 세탁 및 인출 과정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은 A씨가 범죄를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의심할 가능성이 높다.
법무법인 베테랑 유환선 변호사는 “휴대폰을 넘기고, 계좌에 보이스피싱 피해금으로 보이는 709만 원이 입금된 뒤 100만 원을 받은 정황이 있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뿐 아니라 사기방조, 즉 보이스피싱 공범으로 수사를 받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유 박성현 변호사 역시 “낯선 사람에게 핸드폰을 넘겨주고 본인 계좌에 들어온 피해 금액을 직접 해지·이체했으며, 그 대가로 100만 원이라는 수수료를 챙긴 외형적 정황은 수사기관에서 범죄 위험성을 알고도 묵인한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하기에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법적으로 사기방조는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다.
'정상 대출로 믿은 이유' 객관적 증거로 입증해야
따라서 A씨가 혐의를 벗기 위해서는 보이스피싱 범행인 줄 전혀 몰랐고, 정상적인 대출 절차로 믿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변호사들은 단순히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당시 상황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해 일관되게 진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경찰 조사에서는 만난 경위, 대화 내용, 계좌를 옮긴 이유, 휴대폰을 넘긴 이유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추측해서 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출석 전에는 통화기록, 송금내역, 대화 캡처, 만남 장소, 상대 계정정보를 모두 보존하고 진술 방향을 먼저 정리한 뒤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