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에게 빌려줬다" 2천만원 투자금 빼돌린 지인의 배신, 카톡 약정서로 응징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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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에게 빌려줬다" 2천만원 투자금 빼돌린 지인의 배신, 카톡 약정서로 응징 가능할까

2025. 09. 13 09:56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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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약정서·자백 녹취면 충분"

전문가들 "형사고소로 압박하고 민사로 재산 묶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유명 연예인 사업에 투자하면 3개월 뒤 원금에 두둑한 수익까지 얹어줄게." 지인 B씨의 달콤한 속삭임에 A씨는 전 재산과 다름없는 2천만 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약속된 3개월이 지나 돌아온 것은 "사실 그 돈, 다른 형님에게 빌려줬다가 사기당했다"는 황당한 변명과 눈물뿐이었다. 믿었던 지인의 배신에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한 순간, A씨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 속 '카톡 약정서'와 '자백 녹취'가 반격의 무기가 될 수 있을까.


"서명도 없는데"…카톡 약정서, 법정에서 통할까?

A씨의 악몽은 2022년 6월 시작됐다. 평소 알고 지내던 B씨는 "유명 연예인이 엮인 사업"이라며 투자를 권유했고, 오랜 안면에서 비롯된 신뢰는 의심을 눌렀다.


A씨가 2천만 원을 송금하자, B씨는 카카오톡으로 '투자 약정서'라며 장문의 글을 보내왔다. '3개월 후 원금 상환', '확정 수수료 지급', '위반 시 위약금 500만 원' 등 그럴듯한 조항이 빼곡했다.


A씨의 가장 큰 불안은 친필 서명 하나 없는 '카톡 약정서'가 법적 효력이 있을지 여부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걱정할 필요 없다"고 입을 모은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대법원은 전자적 형태의 문서도 당사자 간 합의가 명확하다면 법적 효력을 인정한다"며 "카톡 약정서는 계약의 증거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종이 계약서가 없다는 불안감은 떨쳐도 된다는 의미다.


"나도 피해자"라는 가해자 '단순 빚' 아닌 '사기'인 이유

약속된 날이 지나도 돈이 들어오지 않자, B씨는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며 시간을 끌었다. 심지어 "보험 약관 대출이라도 받아 추가 투자하라"고 A씨를 종용하기까지 했다.


기약 없는 기다림 끝에 A씨가 마주한 것은 "나도 다른 사람에게 사기당했다. 미안하다, 반드시 갚겠다"는 충격적인 고백이었다. A씨는 이 모든 대화를 녹음해두었다.


B씨는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의 시각은 단호하다. 이는 단순 채무불이행(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는 것)을 넘어 형사상 '사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연예 사업'에 투자한다고 속여 돈을 받아 간 뒤 실제로는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것은 명백한 '용도 사기'"라고 지적했다. 돈을 받을 당시 말한 목적과 실제 사용처가 다른 것 자체가 상대를 속이려는 '기망행위(상대를 속이는 행위)'의 핵심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 역시 "처음부터 투자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A씨를 속인 것으로 보여 사기죄 성립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돈 돌려받을 '골든타임'…형사·민사 '투트랙' 동시 진행해야

그렇다면 A씨는 잃어버린 2천만 원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권고했다.


형사 고소는 B씨를 처벌받게 하는 절차지만, 그 과정에서 B씨가 처벌을 피하거나 줄이기 위해 합의를 시도하며 돈을 돌려줄 가능성을 높이는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된다.


이와 동시에 민사적으로는 '대여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해 집행권원(판결을 통해 강제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을 확보해야 한다. 법무법인 성진 김진아 변호사는 "특히 소송 전 가해자의 재산을 묶어두는 가압류·가처분 등 보전조치를 신속히 진행하는 것이 피해 회복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믿었던 지인에게 발등을 찍힌 상처는 깊지만, 법은 감정이 아닌 증거로 말한다. A씨가 손에 쥔 '카톡 약정서'와 '자백 녹취'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배신을 응징하고 정의를 바로 세울 가장 날카로운 무기다.


'나도 피해자'라는 가해자의 악어의 눈물에 속아 대응할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마지막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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