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원정 도박 47번 다녀온 법주사 전 주지, 법정에 섰다
마카오 원정 도박 47번 다녀온 법주사 전 주지, 법정에 섰다
"바카라 한 적 없다" 부인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충북 보은 법주사 전 주지가 상습도박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4년 넘게 마카오 원정 도박을 47번 반복한 사찰 주지가 법정에 섰다. 법원은 "종교 전반의 신뢰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엄중히 꾸짖으면서도 집행유예를 선택했다.
청주지법 형사6단독 조진용 부장판사는 10일 상습도박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충북 보은 법주사 전 주지 60대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됐다.
A씨의 도박 행각은 상당히 조직적이었다. 2015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약 4년 4개월 동안 마카오를 47차례 오가며 슬롯머신과 바카라 등 불법 도박을 이어갔다.
단순한 충동이 아니었다. 마카오 현지 도박 브로커가 항공편 예약까지 대신 맡아줬다. 한 차례 도박에서는 10만 달러를 베팅해 11만 달러를 따기도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바카라 도박을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밝히며 A씨의 지위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피고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 사찰 법주사 주지였던 사람으로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준법 의식이 요구되는 지위에 있다"고 짚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은 단순한 개인 일탈을 넘어 종교 전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지만 일부 범행을 자백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에서 적용된 상습도박 혐의는 단순 도박보다 처벌 수위가 높다. 반복적·습관적으로 도박을 저지른 경우에 해당하며, 이번처럼 수년간 수십 회에 걸친 해외 원정 도박은 상습성 인정의 핵심 근거가 된다.
도박 브로커를 통해 항공편까지 조율한 정황은 계획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