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끼고 위험해서" 8명 조난에도 출동 거부한 해경, 그가 쓴 가짜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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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끼고 위험해서" 8명 조난에도 출동 거부한 해경, 그가 쓴 가짜 일지

2026. 08. 27 14:4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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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검찰 불기소 처분 취소

참사 5일 뒤 과오 덮으려 '출동 조작'까지

해상 조난 신고에도 순찰정을 출동시키지 않아 7명이 숨진 사건에서 헌재는 해경 책임자의 직무유기 혐의를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셔터스톡

2005년 5월 15일 오후, 8명을 태운 레저용 보트가 바다 한가운데서 침몰했다. 스크루에 김양식장 밧줄이 감긴 탓이었다.


구명동의에 의지한 채 목숨이 경각에 달린 급박한 상황. 사고 해역은 인근 파출소에서 불과 10여 분 거리에 불과했고, 상부의 긴급 출동 지시까지 무전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파출소 책임자였던 해경 부소장 A씨는 순찰정을 끝내 움직이지 않았다. "야간이라 위험하고 안개가 끼었다"는 것이 출동을 거부한 이유였다.


골든타임 놓친 바다, 1명 생존·7명 사망


시간은 무심하게 흘렀다. 결국 자정이 다 되어서야 뒤늦게 보고를 받은 파출소장 지시로 순찰정이 긴급 출동했다.


이튿날 아침, 1명은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나머지 7명은 싸늘한 주검으로 인양됐다.


당시 파출소에는 야간 운항을 위한 GPS와 레이더, 탐조등까지 완벽히 갖춘 3톤급 순찰정이 대기 중이었고, 날씨마저 파고 1미터 이내로 잔잔했다.


비난 쏟아지자 5일 뒤 '가짜 근무일지'로 둔갑술


참혹한 결과에 여론의 질타가 빗발치자 A씨는 황당한 꼼수를 부렸다. 사고 5일 뒤, 자신의 늑장 대응을 숨기기 위해 "수색을 위해 배를 출동시켰다"는 내용의 허위 근무일지를 작성해 서장 결재까지 받아낸 것이다.


하지만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A씨에게 면죄부를 쥐여주었다.


징계 사유일 뿐 직무를 의식적으로 포기한 직무유기로 보기 어렵고, 가짜 일지를 쓴 행위(허위공문서작성)로 처벌받게 되니 굳이 직무유기죄를 따로 묻지 않겠다며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헌법재판소의 준엄한 질타 "의식적 직무 포기 맞다"


끝내 헌법재판소 문을 두드린 유족들에게 재판부는 응답했다. 헌재는 검찰의 불기소처분을 자의적이라며 취소했다.


재판부는 "8명이 조난당하여 즉시 구조하지 않으면 사망하게 될 급박한 상황"이었음을 짚으며, 출동을 거부할 만한 어떠한 위험한 정황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나아가 "조난사고를 보고받고서도 의식적으로 그 직무를 포기하였다 봄이 상당하다"며 A씨의 행위가 명백한 직무유기임을 꼬집었다.


특히 검찰의 법리 오해를 지적하며, "직무위배의 위법상태가 허위공문서작성 당시부터 그 속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명시해 직무유기죄와 허위공문서작성죄가 각각 별도로 성립한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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