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15만원 소비쿠폰 달라"는 미성년 자녀, 법적으론 누구 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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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15만원 소비쿠폰 달라"는 미성년 자녀, 법적으론 누구 돈일까?

2025. 07. 25 16:5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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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재산관리권' vs. 자녀의 '자기결정권'

21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주민센터에서 직원이 소비쿠폰 신청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엄마, 내 이름으로 나온 민생회복 소비쿠폰 15만 원, 제 통장으로 입금해주세요."


정부가 지급한 소비쿠폰을 둘러싸고 가정마다 '작은 반란'이 벌어지고 있다. 자녀의 이름으로 지급된 지원금을 자녀의 정당한 권리로 봐야 할까, 아니면 가계 전체를 위한 부모의 양육권 아래 둬야 할까.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이 논쟁을 법의 잣대로 들여다봤다.


사건의 발단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었다. 중학생 조카가 자신의 몫으로 나온 소비쿠폰 15만 원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부모와 갈등을 빚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두고 미성년 자녀가 자신의 몫을 요구해 고민이라는 게시물. /스레드 캡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두고 미성년 자녀가 자신의 몫을 요구해 고민이라는 게시물. /스레드 캡처


네티즌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맞섰다. "자녀 이름으로 나왔으니 당연히 자녀 몫", "겨우 15만 원인데 용돈으로 줘라"는 의견이 큰 호응을 얻었다.


반면 "권리만 있고 의무는 없나", "여름방학 특강비로 허리가 휘는데 도둑 취급당해야 하나"라며 부모의 재량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미성년자 몫의 쿠폰은 세대주인 부모가 대신 수령하는 것이 원칙이다.


소비쿠폰의 주인은 누구일까

법적으로 따져보면, 쿠폰의 명의상 소유권은 자녀에게 있지만 그 돈을 어떻게 쓸지 결정하고 관리할 권한은 부모에게 있다.


우리 민법은 친권자(부모 등 법정대리인)가 미성년 자녀의 재산을 관리할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고 명시한다. 즉, 자녀 이름으로 된 예금 통장이나 재산이라도 부모가 관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소비쿠폰 역시 재산적 가치를 지닌 일종의 '특유재산'으로 볼 수 있지만, 그 관리의 책임과 권한은 부모에게 주어진다.


하지만 부모의 권한이 무한정인 것은 아니다. 법의 가장 중요한 대원칙은 '자녀의 복리'다. 친권자의 재산관리권은 오직 '자녀의 이익을 위해서' 행사되어야 한다.


만약 부모가 자녀 몫의 쿠폰을 자신의 사치품 구매나 유흥비로 사용한다면 이는 재산관리권의 남용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자녀의 학원비나 책값, 가족 전체를 위한 식비 등에 사용하는 것은 자녀의 양육과 이익에 부합하는 정당한 권리 행사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자녀 나이가 변수…'자기결정권' 존중 필요

또 다른 핵심 변수는 자녀의 나이와 정신적 성숙도다. 미성년자라 해도 고유한 인격체로서 자신의 재산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권리가 있다. 특히 법원은 통상 13세 이상 미성년자는 자신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표현할 판단 능력이 있다고 본다.


중학생 정도의 자녀가 쿠폰의 사용처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며 요구한다면, 부모는 이를 무조건 억누르기보다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이번 소비쿠폰 논쟁은 '누구의 돈인가'라는 법적 다툼을 넘어, '어떻게 쓰는 것이 우리 가족 모두에게 이로운가'를 함께 고민하는 소통의 문제로 귀결된다. 법적으로는 부모에게 관리 권한이 있지만, 자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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