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억울해서 했는데 '생사람 잡은' 거짓말탐지기, 그 결과를 꼭 증거로 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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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억울해서 했는데 '생사람 잡은' 거짓말탐지기, 그 결과를 꼭 증거로 써야 할까

2020. 10. 15 16:49 작성2020. 10. 15 17:30 수정
백승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bs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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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과정에서 수시로 '둥둥'거리는 큰 음향 소리. 심리적인 압박을 주는 불리한 질문. 이 때문에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에서 자신의 무죄 주장이 "거짓"이라고 나온 것 같아 억울하기만 하다. /셔터스톡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A씨. 그는 조사 내내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런 A씨에게 담당 경찰은 "그렇게 억울하면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A씨는 고민 끝에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제 와 돌이켜 보니 이 선택이 정말 후회된다. 검사 과정에서 수시로 '둥둥'거리는 큰 음향 소리가 났고, 담당자가 심리적인 압박을 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A씨는 자신의 무죄 주장이 '거짓'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A씨는 이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아무리 생각해도 검사를 하는 과정이 부당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이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고 싶은데 가능할지,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밖에 없는 건지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거짓말탐지기 결과는 직접 증거 아닌 정황 증거

변호사들은 우선 거짓말탐지기 결과가 범죄 혐의의 직접 증거는 될 수 없다고 했다. 법원에서는 원칙적으로 거짓말탐지기 결과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 역시 "거짓말탐지기 결과는 정황 증거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죄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거짓말탐지기는 법적 효력은 없지만 현실적으로 그 결과에 따라 수사 방향을 정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앞으로 진행될 법원 재판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무죄를 주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거짓말탐지기 결과가 증거로 사용되기 위한 '3가지' 조건

더불어 거짓말탐지기 조사 중 있었던 문제에 대해 행정소송 등 이의제기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았다.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거짓말탐지기 결과에 대한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쪽을 조언했다.


법무법인 태림의 유선경 변호사는 대법원이 거짓말탐지기 결과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① 거짓말을 했을 때, 반드시 일정한 '심리상태의 변동'이 일어나야 한다.

② 그 '심리상태의 변동'은 반드시 일정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켜야 한다.

③ 그 '생리적 반응'에 의해 피검사자의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 정확히 판정돼야 한다.


유 변호사는 "이 세 가지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본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는 "특히 마지막 생리적 반응에 대한 판정(③)이 타당하기 위해선 거짓말탐지기 기계에 결함이 없어야 하고, A씨에게 주어진 질문지의 작성과 검사 기술이 합리적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즉, 검사 중 경찰의 질문이 A씨에게 불리하고, 부당했다면 거짓말탐지기 결과는 증거능력을 지닐 수 없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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