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10년 족쇄 풀렸다… 무엇이 달라지나?
단통법 10년 족쇄 풀렸다… 무엇이 달라지나?
휴대폰 지원금 묶었던 단통법 오늘(22일) 폐지
선택약정 할인과 중복 혜택도 가능해져

21일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앞에 '단통법 폐지'라고 적힌 안내판이 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휴대폰 보조금을 꽁꽁 묶었던 ‘단통법’이 10년 만에 폐지되면서, 이제 단말기 값 0원은 물론 돈을 받고 폰을 바꾸는 시대가 열렸다. 오늘(22일)부터 이동통신사의 지원금 상한선이 사라지면서 판매점 간 자유로운 보조금 경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에 어두운 소비자는 오히려 더 비싸게 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단통법 폐지 후 어떤 점이 달라지는지 살펴봤다.
전국 어디서나 똑같던 휴대폰 값, 이제 ‘부르는 게 값’
지난 10년간 소비자들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아래에서 사실상 전국 어디서나 비슷한 가격으로 휴대폰을 사야 했다. 통신사가 주는 지원금(공시지원금)과 판매점의 추가 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이 투명하게 공개됐지만, 상한선에 묶여 ‘성지’에서나 볼 수 있던 파격 할인은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22일 단통법이 폐지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주요 변경점은 다음과 같다.
1. 지원금 상한선 폐지
통신사와 판매점은 이제 출고가를 훌쩍 넘는 지원금을 자유롭게 지급할 수 있다.
2. ‘페이백’ 합법화
이전에는 불법이었던 ‘페이백’도 계약서에 명시하면 합법적인 판매 방식이 됐다.
3. 지원금·요금할인 중복 가능
단말기 보조금을 받으면서 동시에 통신요금 25%를 할인받는 ‘선택약정 할인’도 중복으로 누릴 수 있게 됐다.
‘마이너스 폰’의 등장…대학생 A씨는 5만원 받고 폰 바꿨다
단통법 폐지가 우리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극적이다.
대학생 A씨는 출고가 80만 원짜리 스마트폰을 알아보고 있다. 단통법 시절엔 통신사 지원금 40만 원에 판매점 추가 지원금 최대 6만 원을 더해 34만 원은 반드시 내야 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통신사 공통지원금 40만 원에, 판매점이 고객 유치를 위해 45만 원을 추가로 얹어주면 A씨는 오히려 5만원을 손에 쥐고 새 폰을 개통할 수 있다. 이른바 ‘마이너스 폰’의 등장이다.
고가 스마트폰 구매 부담도 줄어든다. 출고가 150만 원짜리 최신 폰에 통신사 지원금 50만 원, 판매점 지원금 30만 원이 붙으면 실구매가는 70만 원으로 떨어진다. 여기에 월 10만 원 요금제에 대한 선택약정 할인(25%)까지 중복으로 받으면 통신비 부담은 더욱 낮아진다.
정보 어두운 고령층은 피해 급증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판매점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보에 어두운 소비자는 ‘호갱’이 될 위험도 커졌다.
실제로 67세 B씨는 판매점에서 “공짜폰”이라는 말만 믿고 계약했지만, 나중에 보니 고가 요금제 3년 약정이 걸려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층의 휴대폰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전년 대비 39.3%나 급증했다. 계약 내용과 실제 청구액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통신업계는 마케팅 재원이 한정돼 있어 과열 경쟁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진짜 승부는 오는 25일 출시되는 삼성 ‘갤럭시 Z 플립7·폴드7’과 3분기 애플 ‘아이폰 17’ 출시 때 갈릴 전망이다.
단통법 폐지는 분명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혜택을 안겨줬다. 하지만 복잡한 조건과 불완전 판매의 위험도 함께 커졌다. ‘싸다’는 말에 현혹되기보다 계약서의 단말기 가격, 월 이용요금, 약정 기간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여러 판매점의 조건을 비교하는 현명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