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아들 조현병 숨기고 결혼시킨 부모도 이혼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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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아들 조현병 숨기고 결혼시킨 부모도 이혼책임

2018. 06. 19 13:45 작성
김주미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oom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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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조현병(정신분열병)을 앓고 있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결혼을 시키고, 이후로도 수년간 이러한 사실을 쉬쉬해온 시부모들이 이혼결정에 따른 위자료의 절반을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A(여)씨는 6년 전 친척의 소개로 B씨를 만나 반년정도 교제한 뒤, ‘말수가 적지만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와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B씨의 행동이 신혼 초부터 조금 이상했죠. 신혼 첫날부터 약봉지를 달고 살았는데, 무슨 약이냐고 물으면 수면제나 감기약이라며 얼버무렸습니다.


B씨는 밖에 나가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습니다. 또 아무 소리도 없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말하는가 하면, 한 여름에도 모든 문을 걸어 잠그고 지내는 등 행동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는 가사나 육아에 동참하지 않은 채 자기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B씨는 기분이 상하면 난폭한 말이나 행동을 해 A씨와의 다툼이 많아지고, 부부갈등도 고조돼 갔습니다.


그러다가 결혼한 지 4년쯤 지났을 때 A씨가 친정에 가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B씨가 평소에 먹고 있는 약을 챙겨 가 알아보았죠. 그런데 그 약이 조현병 치료제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는 이로 인한 충격으로 유산까지 하게 됐구요.


그러나 B씨의 부모인 C씨와 D씨는 아들인 B씨가 먹는 약이 조현병 치료제가 아니라 불면증약이라고 A씨의 친정 식구들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B와 그의 부모들은 함께 병원에 가 보자는 A의 요구를 피했고, 진료기록부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도 거절하였습니다.


A씨가 부산광역시의료원에 사실조회를 해본 결과 결혼 3년 전에 B씨의 부모들이 이곳에서 B씨에 대한 정신과 상담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담당의사가 작성한 의무기록에도 B씨가 여러 가지 비정상적인 말과 행동을 한 사실들이 기록돼 있었구요.


또 다른 병원의 사실조회 결과에 따르면 B씨는 환청, 피해망상, 혼잣말, 불안·불면, 사회적 위축 등의 증상을 보여 결혼 전 3년 동안 입원 및 통원 치료를 받았으며, 결혼 6년 전쯤 최초 발병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더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A씨는 2016년 3월 별거에 들어가면서 이혼소송을 냈고, B씨도 2018년 3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B씨가 혼인 전에 발병한 조현병을 숨기고 A씨와 혼인했고, 혼인기간 중에도 그 사실을 숨긴 채 이상행동을 보였으며, 급기야는 A씨를 폭행까지 하게 된 점을 주목하였습니다. 법원은 그러면서도 B씨가 A씨에 대해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적극적인 해명과 소통을 위한 노력을 안 하는 등 B씨의 잘못으로 혼인관계가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며 이혼사유에 해당된다고 판결했습니다.


A씨의 위자료 청구와 관련, 법원은 결혼을 파탄에 이르게 한 당사자인 B씨 뿐 아니라 그의 부모인 C씨와 D씨에 대해서도 위자료를 내도록 결정했습니다. 법원의 판단은 이렇습니다.   


법원은 혼인 당사자 중 어느 한 쪽의 정신적 질환은 그 정도에 따라 정상적인 결혼생활에 중대한 장애가 될 수 있어, 혼인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분명하다고 봤습니다. 법원은 또 혼인 당사자인 B씨뿐 아니라 B씨의 부모로서 두 사람의 혼인에 적극 개입한 C씨, D씨는 혼인에 앞서 A씨에게 B씨의 정신적 질환을 알려줄 의무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C씨와 D씨가 혼인전은 물론 혼인 기간 중에도 B씨의 정신질환을 감추기에 급급하면서 A씨에게 준 정신적 고통이 적지 않다고 봤습니다.


이에 따라 A씨에 대해 B씨가 5000만 원, C씨와 D씨는 2500만 원을 각각 위자료로 지급하도록 법원은 판결했습니다. 시부모가 A씨에게 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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