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의혹 동물원 문제없었다"는 대구시 그 공무원은 대체 왜 직무유기가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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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의혹 동물원 문제없었다"는 대구시 그 공무원은 대체 왜 직무유기가 아닙니까

2021. 02. 03 15:54 작성2021. 02. 03 17: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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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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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A동물원, 1년 동안 동물들 방치⋯인근 주민 도움으로 연명

동물원 감독해야 할 대구 시청⋯"동물원 관리되고 있다"며 동물원 측 두둔

정황상 점검 의무 다하지 않았는데, '직무유기죄' 물을 수 있을까

대구의 한 동물원이 동물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왼쪽은 고드름이 언 사육장 안에 갇혀있는 원숭이. 오른쪽은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죽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진. /네이버 블로그 '금빛 실타래'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2일 한 동물보호단체가 폭로한 대구의 A동물원의 모습은 끔찍했다. 동물들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식수조차 없이 유리 벽 안에 갇혀 있었다.


지붕도 없이 뻥 뚫린 천장으로 바람이 들이닥쳤고, 시간이 지나며 쌓인 배설물은 방치돼 악취가 진동했다. 제대로 된 관리는커녕 사료도 제때 공급받지 못한 채 동물들은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겨우겨우 한 시민의 도움으로 동물들이 물을 마실 수 있었다는 사실을 접한 뒤, 많은 사람들은 경악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분노가 더 거세진 이유는 따로 있었다. 생사의 기로에 놓인 동물들을 위해 식수와 사료를 공급한 시민들은 오히려 동물원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거기에 동물원을 감독해야 할 대구시청은 동물원 측을 두둔하고, 오히려 동물들을 위해 봉사한 시민을 몰아세웠다는 소식에 사람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대구시는 "(동물원 측이) 코로나 때문에 힘든 와중에 동물들을 잘 돌봤다"는 동물원 입장에 오히려 맞장구를 쳤고, 지난해 약 9회가량 점검을 했지만 크게 문제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학대 의혹'이 공론화된 이후인 지난 2일에도 대구시 담당 공무원은 "(동물원에 방문했을) 당시 육안으로는 동물 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공무원이 보기엔 동물원 관리에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는 것인데, 이는 동물단체와 시민들이 알린 동물원의 상태에 비춰봤을 때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었다.


문제의 동물원의 동물들을 돌보던 시민이 찍은 사진들. /네이버 블로그 '금빛 실타래'
문제의 동물원의 동물들을 돌보던 시민이 찍은 사진들. /네이버 블로그 '금빛 실타래'


시청 측에 동물원 감시·감독할 의무 있어⋯'동물원수족관법'이 근거

사람들은 "동물원이 동물들을 저렇게 방치할 동안 (공무원은) 무엇을 했느냐"고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면서 직무유기로 처벌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우선 직무유기죄가 적용되려면, 대구시가 동물원을 제대로 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점이 법령에 있어야 한다. 똑바로 감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무원을 처벌하려면, 그에 앞서 "똑바로 감독해야 한다"는 법률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동물원을 제대로 감독할 책임이 있다.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었다. 이 법률 제7조는 "동물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보유한 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않거나, 아픈 동물을 방치하는 행위를 금지"(제4호)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물원 운영자나 근무자가 해당 사항을 위반했는지 여부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지자체에 '점검 의무'를 부여했다.


즉, 이 법률에 따르면 대구 시청은 A동물원이 동물들을 방치하는지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정황상 담당 공무원 등은 이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 만약 실제로 공무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거부하거나 유기했다고 인정될 경우 우리 법은 '직무유기죄'(형법 제122조)로 처벌한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에게 직무유기 적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변호사들은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보기엔 자신의 직무를 다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법적으로 보기엔 직무유기죄가 성립할 정도가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법무법인(유) 에이스의 옥민석 변호사. /로톡 DB
법무법인(유) 에이스의 옥민석 변호사. /로톡 DB

직무유기죄가 성립하려면 공무원이 ①주관적으로 직무를 저버렸다는 의식을 갖고, ②객관적으로 업무를 벗어나는 행동을 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즉, 일을 게을리하고 착각해 실수한 것만으로는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동물원에 대해 수차례 민원 또는 보고가 있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악의적으로 방치한 경우여야 한다.


법무법인(유) 에이스의 옥민석 변호사 역시 "(보도에 따르면) 대구시는 동물원 측에게 관리를 했다는 보고를 받았고 조치를 하려고 했지만 법률상 미비로 인해 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라며 "직무유기죄가 성립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해당 담당 공무원이 보고를 받고, 점검을 나가는 등 업무는 수행했기 때문에 이를 '고의로 업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현재 대구시는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진상을 파악하고 동물 학대 정황이 발견되면 관련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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