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정우 소속사 입장문과 '판박이'였던 어느 마약 사건의 변론서, 결말은?
[단독] 하정우 소속사 입장문과 '판박이'였던 어느 마약 사건의 변론서, 결말은?
로톡뉴스, 최근 1년간 '프로포폴 불법 투약' 판결문 6건 전수 분석
"'구태여' 필요 없는데도" "시술을 '빙자'하여" 이 문장 나오면 100%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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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뉴스가 최근 1년간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재판을 받은 사건을 전수조사해봤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배우 하정우가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가 실제 형사처벌까지 받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정우의 소속사 입장대로 "치료를 받을 때 원장의 판단하에 수면마취를 시행한 것이 전부"였다면 무죄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로톡뉴스가 최근 1년간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재판을 받은 사건을 전수조사해본 결과, 재판부는 굉장히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서 이런 주장을 검증했다.
우리 재판부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이 의심되는 사건에 있어서 "투약행위가 '오로지' 치료 목적으로 이뤄졌는지"를 철저하게 살펴봤다. 조금이라도 다른 목적이 있었다면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중형이 선고됐다. 매우 강경한 기준을 적용한 셈이다.
배우 하정우의 소속사 워크하우스가 발표한 입장문의 핵심은 "약물 남용이 없었다"는 점이다. 여러 차례 프로포폴을 맞았지만 그건 의사의 판단하에 필요하다고 인정된 투약이었고, 그러므로 약물 남용이 아니라는 논리였다.
그런데 이런 논리는 앞서 많은 '프로포폴 불법 투약' 재판에서 이미 등장했었다. 지난해 9월 있었던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 재판에서 한 피고인의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의사의 의료적인 판단에 따라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서, 의사의 판단하에 의료 목적으로 이뤄진 의료행위의 일환을 처벌해선 안 된다."
프로포폴을 맞은 건 사실이지만 의사의 판단하에 필요하다고 인정된 투약이었다는 것이다. 하정우의 입장문과 똑같은 논리 구조다.
이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사건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7단독 나상훈 판사는 '프로포폴이 꼭 필요했던 상황이었는지'를 엄밀하게 따졌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의료 목적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필요한 범위 안에서 의료행위를 한 것인가."
"그 투약행위가 오로지 질병 예방 또는 치료 등이라는 의료행위의 목적으로 이뤄진 것인가."
통상적인 프로포폴 사용 범위를 벗어났거나, 오로지 의료 목적으로 투약한 게 아니라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 맞는다고 판단했다.
실제 이 사건 피고인에게도 벌금 4000만원을 선고했다. 통상적 범위를 벗어난 데다, 오직 치료 목적도 아니었다는 이유에서였다.
'프로포폴이 꼭 필요했던 상황이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다른 판결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고법, 서울중앙지법, 인천지법 등에서 유죄로 선고된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 판결문 6건을 검토한 결과, "간단한 레이저 시술을 빙자하여 프로포폴 투약했다"라거나 "프로포폴 투여가 필요 없는 환자에게 투약을 했다"는 점이 유죄의 주요 근거로 등장한다.
한 판결문에는 "내심으로는 프로포폴을 투약할 목적으로 구태여 수면마취가 필요 없는 간단한 미용시술을 빙자하여 수면마취를 위한 투약을 요구했다"는 점이 유죄의 이유로 적시됐다.
프로포폴을 맞을 필요가 없는 시술에서 프로포폴을 사용한 점이 인정되면 유죄라는 것이다.
하정우에게 유리한 점도 발견됐다. 유죄가 나온 사건들은 프로포폴 투약 횟수가 하정우의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한 피고인은 6개월간 23회를 투약했고, 다른 피고인은 8개월간 33회를 투약했다. 40회 이상씩 맞은 경우도 많았고, 최대 100회 이상 맞은 경우도 있었다. 하정우는 9개월간 10여회를 맞았다고 소속사가 밝힌 상태다. 이 말이 맞는다면 유죄를 선고받은 피고인들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투약 횟수다.
하정우 측은 이번 후속 기사에 대해 "수사 중인 사항이라 더 이상은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음을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