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섹스어필" 학생들 성희롱한 동국대 교수 해임됐지만…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목소리가 섹스어필" 학생들 성희롱한 동국대 교수 해임됐지만…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대학 내 우월적 지위 악용한 성범죄
징계 이후 소청심사·형사처벌 등 남은 쟁점은

학생들에게 성희롱성 발언과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동국대 교수가 해임 처분을 받았다. /연합뉴스
"목소리가 섹스어필한다", "성적 잘 받고 싶으면 술값 내라".
대학교 학과 답사 뒤풀이 자리. 현직 교수 입에서 나온 말이다.
동국대학교 A 교수는 지난 2023년 12월 이 같은 부적절한 언행과 함께 학생들의 손과 허벅지에 반복적으로 신체 접촉을 한 의혹을 받는다.
이듬해 10월에는 면담을 핑계로 여학생에게 "사실 너랑 술 마시고 싶어서"라고 말하거나, 성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학생들의 대자보 폭로로 수면 위에 오른 이 사건은 학교 측의 특별감사를 거쳐 결국 해당 교수의 해임 결정으로 이어졌다.
'우월적 지위' 작용한 사적 자리, 법원은 엄격하게 본다
법원은 이처럼 교수와 학생 사이의 우월적 지위가 바탕이 된 성 비위를 매우 엄격하게 바라본다.
16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 김형철 변호사는 "성적을 주고 추천서를 써주며 진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교수가 한 발언이나 행동은 일반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것보다 훨씬 무겁게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교수 측이 "학교 밖 사적인 자리였다"고 변명하더라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김형철 변호사는 "답사 뒤풀이나 학과 행사 후 술자리는 교수가 주도하거나 참석을 사실상 강제할 수 있는 자리"라며 "자리 형식이 사적이더라도 교수의 지위가 작동한 자리로 보는 것이 법원 경향"이라고 지적했다.
'해임'이 끝이 아닌 이유… 소청심사와 행정소송
처음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던 학교 측은 학생들의 반발과 특별감사 끝에 A 교수에게 해임 처분을 내렸다.
해임은 교원 신분을 잃는다는 점에서는 파면과 같지만, 퇴직금을 받을 수 있고 재임용 제한 기간도 파면보다 짧다.
학생들이 "끝까지 지켜보겠다"며 안심하지 못하는 이유는 해임 결정이 법적으로 완전한 종결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형철 변호사는 "교원은 해임 처분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결과에 불복하면 행정소송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은 추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감사를 거쳤고 피해 학생이 다수이며 비위 행위가 반복적이었다는 점에서 해임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형사 처벌부터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학교 측 책임도 도마 위
학교 측 징계와 별개로 A 교수는 무거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이 높다. 김형철 변호사는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고, 발언만 있었더라도 모욕죄나 통신매체이용음란죄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충남의 한 국립대 교수가 제자를 성폭행하고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신뢰 관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고 반성과 거리가 멀다"는 꾸짖음을 들으며 오히려 1심(징역 5년)보다 무거운 징역 6년을 확정받은 사례도 있다.
또한 피해 학생들은 A 교수를 상대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민사상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사건을 방치하거나 부적절하게 대처했다면 학교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김형철 변호사는 "민법상 사용자 책임 규정에 따라 학교 법인도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으며, 특히 의혹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2차 피해가 발생했다면 학교 책임은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교육기본법상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는 학교가 피해 학생 분리 조치나 대체 강의 제공에 소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