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두 번 나갔던 국대 출신 성범죄자...감옥서 악플러 고소했지만 패소한 이유
동계올림픽 두 번 나갔던 국대 출신 성범죄자...감옥서 악플러 고소했지만 패소한 이유
1998·2002 동계올림픽 출전했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 코치
미성년 제자 성폭행 미수로 징역 4년 확정돼 복역 중
"우리 가족 모욕했다"며 댓글 작성자 고소

성범죄로 복역 중인 전 국가대표 코치가 댓글 작성자를 고소했지만 법원은 청구를 기각했다. /셔터스톡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은반 위를 누비던 국가대표 선수가 있었다. 1998년과 2002년, 두 번이나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A씨. 은퇴 후에는 코치로 후학을 양성하며 제2의 인생을 사는 듯했다.
하지만 영광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지도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10대 제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그는 현재 '성범죄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감옥에 갇혀 있다.
그런 그가 옥중에서 한 네티즌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의 기사에 달린 댓글 하나가 자신과 가족을 심각하게 모욕했다는 이유였다.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제자 성폭행하려다 추락한 '국가대표 코치'
사건의 발단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장기간 국가대표로 활동했고, 은퇴 후에는 훈련센터를 운영하며 코치로 활동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지위를 악용했다. 18세에 불과했던 제자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결국 A씨는 2023년 1월,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형이 확정되어 현재 복역 중이다. 피해자에게 6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민사 판결도 받았다.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여론은 들끓었다. 2022년 9월, 한 포털 사이트에 A씨의 범죄 사실과 사진이 포함된 기사가 올라왔고, 수많은 비난 댓글이 달렸다. 그중 피고 B씨가 작성한 "부자지간 형제지간이냐 동서지간이냐"라는 짧은 댓글이 A씨의 눈에 들어왔다.
"가족관계 비하했다" vs "단순한 비난이다"
A씨는 이 댓글이 단순히 자신을 비난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아버지와 형수까지 성적으로 모욕하는 패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댓글은 나와 내 아버지가 형수와 성관계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어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B씨를 상대로 800만 원(항소심에서 100만 원으로 감축)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법원 "다소 과한 표현일지라도 위법행위는 아냐"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고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먼저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중요한 헌법상 권리"라며 "타인에 대한 비판적 의견 표명은 극히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문제가 된 댓글에 대해 "언뜻 보았을 때 구체적인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고, 막연히 부정적인 기사에 호응하는 댓글 정도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일반인들은 원고 A씨의 아버지나 형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B씨가 A씨 가족의 구체적인 관계나 비위 사실을 알고 적시했다기보다는, 기사에 나온 A씨와 그 부친의 범죄 행위를 싸잡아 비난하는 과정에서 다소 과격한 표현을 쓴 것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다.
결국 재판부는 "피고의 댓글은 원고와 원고 부친의 행동이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의견을 다소 과한 방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하거나 사회적 상당성을 벗어난 인격권 침해로 보기는 어렵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