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남·일산 대형서점 돌며 4개월간 861권 훔친 도둑…심지어 수사 중에도 훔쳤다
[단독] 강남·일산 대형서점 돌며 4개월간 861권 훔친 도둑…심지어 수사 중에도 훔쳤다
베스트셀러만 골라 900권 가까이 절도
경찰 조사받으면서도 서점 돌며 범행
직장 동료 돈까지 빌려 도박에 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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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베스트셀러 861권을 훔쳐 중고서점에 팔아넘긴 남성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를 돌며 무려 861권의 책을 훔친 A씨가 결국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훔친 책을 곧바로 중고서점에 팔아넘겼고, 심지어 직장 동료에게 "어머니가 아프다"는 등의 거짓말로 돈을 빌려 도박 자금으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바구니에 담아 구석으로…CCTV에 포착된 대담한 수법
피고인 A씨의 범행은 치밀하고 대담했다. A씨는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 서울 강남과 경기도 일산의 대형서점 여러 지점을 돌며 범행을 저질렀다.
A씨의 수법은 동일했다. 서점 안으로 들어가 마치 책을 고르는 손님인 척 바구니에 베스트셀러 위주로 책을 담았다. 이후 감시가 소홀한 구석으로 이동해 준비해온 가방에 책을 쓸어 담아 유유히 서점을 빠져나갔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런 방식으로 A씨가 훔친 책은 대형서점 강남점에서 528권(약 1100만원 상당), 대형서점 일산점에서 333권(약 730만원 상당)에 달했다.
훔친 책 중에는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등 지금도 인기 있는 서적들이 다수 포함됐다. A씨는 훔친 책들을 당일 혹은 다음 날 바로 중고서점에 팔아 현금화했다.
"대포통장에 엮였다", "집에서 쫓겨났다" 동료 향한 끝없는 거짓말
A씨의 범행은 서점 절도에 그치지 않았다. A씨는 직장 동료였던 B씨에게 돈을 빌리기 위해 온갖 거짓말을 동원했다.
2023년 9월, A씨는 B씨에게 "내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엮여 돈을 인출할 수 없다"며 "이사 비용으로 140만원을 빌려주면 2주 뒤에 갚겠다"고 속여 돈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사 계획은 애초에 없었고, 돈은 고스란히 도박 자금으로 사용됐다.
한 달 뒤인 10월, A씨의 거짓말은 더 대담해졌다. A씨는 B씨에게 전화해 "어머니가 이사 비용으로 월급을 쓴 것에 화가 나 집에서 쫓겨났다"며 200만원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다.
잠시 후 다시 전화해서는 "월급이 모자란다며 싸웠다"고 둘러대며 250만원을 추가로 받아내는 등 총 590만원을 편취했다.
법원 "수사 중에도 추가 범행…죄책 무겁다" 실형 선고
서울중앙지방법원 조민혁 판사는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가 주목한 것은 A씨의 뻔뻔함이었다. A씨는 동료 B씨에 대한 사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중에도 일산의 서점에서 300권이 넘는 책을 훔쳤다.
심지어 그 절도 혐의로 다시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뒤에도 자중하지 않고 한 달 뒤부터 강남의 서점에서 500권이 넘는 책을 또다시 훔치는 대담함을 보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망설임 없는 태도와 용의주도함, 대담함 등에 비추어 죄질이 나쁘다"며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반복적으로 범행에 나아갔다는 점에서 죄책이 더욱 무겁다"고 질타했다.
또한 "피해자들로부터 아무런 용서를 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해 특별히 노력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며 "진지한 반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어 그 죄책에 상응하는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한 점, 과거 정신과 치료 이력이 범행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
[참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단2448, 2024고단2944(병합), 2024고단3485(병합) 2024초기3342 판결 (2024. 11. 8.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