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15억 바이올린 무대서 '우당탕'... 만약 한국에서 발생했다면?
핀란드 15억 바이올린 무대서 '우당탕'... 만약 한국에서 발생했다면?
지휘자 손에 부딪혀 추락한 18세기 고가 악기

V4VIRAL 유튜브 캡쳐
핀란드 라흐티에서 열린 오케스트라 협주곡 공연 중 지휘자의 손이 솔리스트 엘리나 배헬라의 바이올린에 부딪히면서 악기가 무대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악기는 18세기 이탈리아 장인 과다니니가 제작한 것으로 시가 약 15억 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공연은 일시 중단되었으나 수분 뒤 재개되었으며, 파손된 바이올린은 접착 부분 분리 등 경미한 손상으로 판명되어 수일 만에 복원이 완료됐다.

지휘자의 주의의무와 연주자의 안전거리 확보
만약 국내에서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면, 지휘자가 연주 중인 솔리스트의 악기에 충격을 가하지 않도록 주의의무를 다했는지가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책임의 핵심 쟁점이 된다.
이때 법원은 지휘자의 과도한 동작뿐만 아니라 연주자가 지휘자와의 적정 거리를 유지하며 연주했는지 등 사고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과거 공연 중 발생한 안전사고에 관한 사건을 맡았던 대법원은 공연 관계자가 공연 중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지 않도록 주의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며, 연출자나 지휘자의 지휘·감독 의무를 강조한 바 있다.
피해 연주자의 과실에 따른 책임 제한(과실상계)
지휘자의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연주자 본인의 과실 유무에 따라 배상액이 달라질 수 있다.
고가 악기를 사용하는 연주자는 사고 예방을 위해 악기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연주자가 무리하게 지휘자에게 접근했거나 악기 보호 조치를 소홀히 했다면 '과실상계'가 적용된다.
실제 음향 스태프의 실수로 바이올린이 파손된 사건을 심리했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연주자가 휴식 시간에 악기 관리를 소홀히 한 점을 과실로 인정하여, 가해자의 책임을 75%로 제한하고 연주자에게도 25%의 책임을 물었다.
수리비 및 가치 하락분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
손해배상의 범위는 악기 수리비와 수리 기간 중 대체 악기를 임차하는 데 발생한 비용을 포함한다.
특히 고가의 현악기는 수리 후에도 기능 저하나 시장 가치 하락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교환가치 감소분'으로 인정할지가 중요하다.
고가 바이올린 파손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고등법원은 전문 연주자의 악기가 파손되어 수리 후에도 가치 하락이 예상된다면, 구입가에 상응하는 금액을 손해배상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국내 공연법상 사고 보고 의무 해당 여부
국내 공연법 제11조의6에 따르면 공연장 운영자는 중대한 사고 발생 시 지자체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인명 피해가 없고 시설 파손으로 인한 공연 중단 기간이 짧아, 법령상 '중대한 사고'의 요건인 사망자 발생이나 7일 이상의 복구 기간에는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국내 전문가들은 유사 사고 발생 시 행정적 조치보다는 당사자 간의 과실 비율 산정과 민사상 손해배상 합의가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