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 도서 열람 제한, '알 권리'인가 '보호자 권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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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도서 열람 제한, '알 권리'인가 '보호자 권리'인가?

2025. 09. 08 14:3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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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자율성인가, 검열인가?

국가인권위원회 / 연합뉴스

한 공공도서관에서 청소년유해간행물이 아닌 성교육 도서의 열람 및 대출을 제한한 사건을 두고 논쟁이 뜨겁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아동의 알 권리 침해"라고 판단했지만, 일부 학부모와 종교 단체는 "자녀 보호를 위한 정당한 요구"라며 맞서고 있다. 이 사안의 복잡한 쟁점들을 들여다봤다.


공공도서관의 '열람 제한', 그 배경은?

지난 2025년 9월 8일, 인권위는 한 공공도서관이 '남성성을 강요하지 말 것'을 주제로 한 책 등 성교육 관련 도서의 열람 및 대출을 제한한 행위가 아동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한 작가와 300여 명의 시민들이 도서관의 임의적인 조치에 반발하며 진정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도서관 측은 해당 도서를 서가에서 치우고 미성년자의 경우 보호자 동의를 받도록 조치했다. 이러한 결정 뒤에는 '조기 성애화'와 '성소수자 옹호' 등을 이유로 도서 폐기를 요구해온 일부 종교 및 학부모 단체의 반복적인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법적 잣대: 유해물인가, 아닌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해당 도서의 유해성 여부다.


인권위의 판단: 간행물윤리위원회는 민원이 제기된 148종의 도서가 모두 청소년유해간행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도서관이 법적 근거 없이 자체적으로 유해성을 판단하고 열람을 제한한 것이 아동의 알 권리 침해이자 공공도서관의 책무에 반하는 행위라고 봤다.


  • 학부모 단체의 주장: 이들은 도서관이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 기준에 따르지 않고 성교육 도서를 자유롭게 비치하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한다. 법적 기준 외에도 자녀에게 유해하다고 판단되는 정보로부터 보호할 부모의 권리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 의견: '알 권리'와 '보호자 권리'의 충돌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아동의 알 권리와 부모의 자녀 교육권이 충돌하는 지점이라고 분석한다.


  • 아동의 알 권리 존중: 도서관법은 국민이 신체적, 사회적 여건과 관계없이 공평한 도서관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


  • 부모의 자녀 교육권 존중: 부모는 자녀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보호자로서, 어떤 교육과 정보를 제공할지 결정할 권리가 있다. 공공도서관이 제공하는 정보가 부모의 교육적 가치관과 충돌할 경우, 부모의 권리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향후 전망: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인권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당 지역 도지사와 교육감에게 공공도서관의 지도·감독 강화를 권고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는 도서 이용 제한이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심의·결정에 따르도록 안내할 것을 요청했다.


이번 인권위의 판단은 법적 기준을 벗어난 공공기관의 자의적 행위를 제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근본적인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공공도서관의 역할과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아동의 알 권리와 보호자의 교육권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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