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에게 방귀 소리 합성한 'AI 조롱' 틱톡커, 정말 처벌 못 할까
안중근 의사에게 방귀 소리 합성한 'AI 조롱' 틱톡커, 정말 처벌 못 할까
사자 모욕죄도 형법에 없다

누적 조회수 약 13만 회를 기록한 AI로 제작된 안중근 의사 영상 모습. /서경덕 교수 인스타그램
최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에는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열차와 풍선 등에 합성해 방귀 소리와 함께 희화화한 영상 5개가 연달아 올라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에 따르면, 안 의사 순국일(3월 26일)을 즈음해 올라온 이 영상들은 누적 조회수 13만 회를 기록했다. 앞서 3·1절 무렵에도 '유관순 방귀 로켓' 영상이 등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국민적 공분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 나서기 어려운 이유는 법의 빈틈 때문이다. 우선 형법상 사자명예훼손죄는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만 성립한다.
대법원 판례에 비춰볼 때, 사진을 합성해 방귀 소리를 넣는 행위는 단순 조롱이나 경멸적 표현일 뿐 사실의 적시가 아니므로 사자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모욕죄는 어떨까. 현행 형법상 모욕죄는 '생존하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다. 우리나라 형법에는 죽은 사람에 대한 사자 모욕을 형사 처벌하는 규정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형사 처벌 막혔다면… 행정 조치나 민사 소송은 가능할까
직접적인 형사 처벌이 불가능하다면 우회적인 제재 수단을 찾아야 한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유족의 민사 소송이다.
죽은 사람에 대한 모욕은 형사 처벌이 어렵지만, 유족이 조롱 콘텐츠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을 입증한다면 민법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위자료) 청구는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유족이 직접 특정되어 소송에 나서야 하고, 실질적인 손해를 법정에서 입증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한계가 명확하다. 해당 법은 독립유공자 본인이나 그 유족·가족이 스스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금지할 뿐, 제3자의 희화화 행위를 직접 처벌하는 규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딥페이크 등 성폭력처벌법의 허위영상물 편집·반포 죄 역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형태에만 한정되어 있어, 이번과 같은 비성적 조롱 영상에는 적용할 수 없다.
결국 현행법 체계 내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응은 '행정적 차단'이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당 콘텐츠의 삭제 및 접속 차단을 요청하는 방법이다.
틱톡이 해외 플랫폼이더라도 방심위가 국내에서 접근 가능한 불법·유해 정보에 대해 차단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다.
나아가 주무 부처인 국가보훈부가 방심위와 협력해 신속한 접속 차단을 요청하고, 외교적 경로 등을 통해 플랫폼 측을 압박하는 조치도 병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임시방편만으로는 반복되는 역사적 인물 희화화를 막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