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에서 단체로 샤워한 가족…'범죄 목적' 없었더라도 주거침입 처벌 피할 수 없다
남의 집에서 단체로 샤워한 가족…'범죄 목적' 없었더라도 주거침입 처벌 피할 수 없다
"착각했다" 주장하더라도 주거침입죄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바닷가에 물놀이를 온 일가족이 모르는 사람의 자취방 현관문을 열고 무단침입해 화장실을 쓰고 가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강원 고성군 해안가 근처에서 자취하는 여성 A씨는 일이 끝나고 귀가했다가 크게 놀랐다. 홀로 사는 집 화장실이 A씨가 없던 새 엉망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화장실 바닥은 모래로 지저분했고, 누군가 목욕용품을 쓰고 간 흔적까지 있었다.
이후 진입로에 설치돼 있는 CC(폐쇄회로)TV를 확인한 A씨와 그 가족은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근처 바닷가로 물놀이를 다녀온 듯한 일가족이 당당히 A씨 자취방 근처에 차를 세우고 화장실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A씨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던데다, 해당 화장실로 들어가려면 집 현관문을 거쳐야만 하는데도 그랬다. 심지어 자신들의 차량에 있던 쓰레기까지 집 앞에 버리고 떠나갔다.
우리 법은 다른 사람이 점유하는 공간에 무단으로 침입한 경우, 주거침입죄를 적용해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형법 제319조). 또한, 판례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집이나 가게 등에 들어가 물을 훔치는 행위도 절도죄로 처벌하고 있다. 이는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다(제329조).
남의 집 화장실을 마음대로 쓰고 간 일가족의 행동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유다. 특히, 변호사들은 A씨의 자취방 화장실이 외부 현관문을 열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 주목했다. 누군가의 집이란 걸 모르고 '실수로' 들어갔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서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이 사건 일가족은 외부 현관문을 열고서 화장실로 들어갔다"면서 "착각할 수밖에 없는 상당한 사유를 입증하지 않는 한, 무단으로 남의 집 문을 열고 들어간 것은 주거침입죄가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A씨 집 화장실이 외부에선 바로 보이지 않는 구조여서, 공중화장실 등으로 착각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죄 목적이 아니고, 단순히 화장실만 이용하려던 것이라 주장해도 주거침입죄 처벌은 피할 수 없다"며 "비슷한 사건들의 결과를 보면 벌금 50만원 내외가 선고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 책임도 져야 한다고 권 변호사는 지적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생활폐기물 등을 지정한 장소 외에 버리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동법 시행령에 따라 과태료를 물리고 있다. 휴가 중 발생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 경우 과태료 20만원이 부과된다(시행령 제38조의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