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 육아 아내 두고 게임 속 '가상 아내' 챙긴 남편…수백만 원 아이템 선물까지
독박 육아 아내 두고 게임 속 '가상 아내' 챙긴 남편…수백만 원 아이템 선물까지
게임 캐릭터끼리 부부 놀이하며 고가 아이템 선물까지
변호사들 "정서적 바람도 이혼 사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 2년 차, 돌이 갓 지난 아이를 둔 아내 A씨는 온라인 게임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골인했지만, 출산 후 A씨의 삶은 전쟁터가 됐다. 반면 남편은 여전히 밤새 게임 삼매경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남편의 게임 화면을 보고 경악했다. 남편이 낯선 여성 유저와 커플 닉네임을 맞춘 채 "여보", "자기"라고 부르며 고가의 유료 아이템을 선물하고 있었던 것.
"그냥 게임이잖아, 촌스럽게 왜 그래?"라는 남편의 적반하장 태도에 A씨는 이혼을 결심했다. 게임 속 '여보 놀이'도 법적인 외도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1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게임에 빠져 가정을 등한시하고 사이버 외도까지 의심되는 남편 때문에 고통받는 아내의 사연이 다뤄졌다.
온라인 '여보 놀이', 민법상 부정행위 해당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직접 만나지 않은 온라인상의 관계라 하더라도, 그 수위에 따라 이혼 사유인 부정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방송에 출연한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박경내 변호사는 "외간 이성과 사적으로 만나지 않았더라도, 부부 사이의 정조 의무가 훼손되었다고 볼 만한 관계를 지속했다면 민법 제840조 제1호의 부정행위로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게임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덧붙였다. 박경내 변호사는 "게임 특성상 익명성이 보장되고, 아이템을 얻기 위해 성별과 무관하게 의미 없는 역할극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단순 놀이인지, 실제 부정행위인지를 구분하기 위해 구체적인 대화 내용 등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수백만 원대 아이템 선물... "재산분할 기여도 깎인다"
남편이 게임 속 '가상 아내'에게 고가의 아이템을 선물한 행위는 이혼 시 재산분할에서 남편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박경내 변호사는 "가정 경제를 흔들리게 할 정도로 과도한 지출이 있었다면, 이는 부부 공동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 감소 사유로 반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부정행위 상대방에게 쓴 돈을 부부 공동생활을 위한 지출로 보지 않는다. 박 변호사는 "부정행위 상대에게 지급한 경제적 대가는 재산분할 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 불리하게 적용하거나, 이를 위해 생긴 빚은 분할 대상에서 제외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가상 아내' 상대로 위자료 청구 가능... 신원 파악이 관건
A씨는 남편뿐만 아니라 게임 속 상대 여성에게도 정신적 피해 보상(위자료)을 청구할 수 있다. 단, 게임 속 닉네임만으로는 소송이 불가능하므로 실명과 주소를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다.
진행을 맡은 조인섭 변호사는 "게임 닉네임을 통해 게임 회사에 사실조회를 신청하거나, 아이템 구매 내역 등을 통해 상대방의 인적 사항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경내 변호사 역시 "외도가 인정된다면 상대 여성도 남편과 함께 공동 불법행위자로서 혼인 파탄 책임을 져야 한다"며 "게임 내 대화 내용 등 증거를 수집해 법적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