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이틀 된 아기 입에 공갈젖꼭지 강제로 물린 병원…"트라우마 생길 수 있는 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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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이틀 된 아기 입에 공갈젖꼭지 강제로 물린 병원…"트라우마 생길 수 있는 아동학대"

2021. 12. 06 15:54 작성2021. 12. 08 17: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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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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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에게 공갈젖꼭지 물린 뒤 테이프로 붙인 대학병원

피해 아이의 친모 "병원 측의 행동은 아동학대" 주장

변호사들 "신체적·정서적 아동학대⋯처벌은 벌금형 수준"

경남의 한 대학병원에서 신생아에게 공갈젖꼭지를 물린 뒤 테이프를 붙여 고정한 일이 발생했다. 신생아가 공갈젖꼭지를 자꾸 뱉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대해 아기의 친모 A씨는 "병원 측의 행동은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아동학대라고 볼 수 있을지 변호사들과 함께 알아봤다. /SBS뉴스 캡처

아기들이 칭얼거리거나 잠투정할 때 달래려고 사용하는 '공갈젖꼭지'. 그런데 운다는 이유만으로 이 공갈젖꼭지를 '강제로' 물리게 했다면 어떻게 될까.


최근 경남의 한 대학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한 A씨가 답답함을 호소하며 언론에 제보한 사연이다. 지난달 28일, 태어난 지 이틀 된 아기를 보려고 신생아실에 간 A씨. 이상하게도 아기는 고개를 흔들며 괴로워했다. 그 옆엔 공갈젖꼭지가 있었는데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이 상황이 의심스러워 병원 측에 따진 A씨.


병원 측은 "아기가 칭얼거려 공갈젖꼭지를 물렸는데 자꾸 뱉어 테이프를 붙인 뒤 고정했다"고 해명했다. 다시 말해 아기가 공갈젖꼭지를 거부하는데 억지로 사용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A씨에게 이 사실도 알리지 않은 상황. 여기에 대고 병원 측은 "(피부에) 자극이 별로 없는 테이프"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이에 대해 A씨는 병원 측의 행동이 아동학대 행위라고 반박했다. 우는 것으로 의사 표현을 할 수밖에 없는 신생아의 입을 막아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아기에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현재 A씨는 병원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이다.


실제 법적으로 따져보면 어떨까. A씨의 주장대로 병원 측의 행동이 아동학대 행위가 맞는지 변호사들과 함께 알아봤다.


공갈젖꼭지 강제로 물린 행위⋯아동복지법상 '신체적·정신적 아동학대' 맞아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공통으로 "병원 측의 행동이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아동학대"라고 봤다.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에서 금지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이었다.


법률사무소 태희의 김경태 변호사는 "단지 아기가 우는 걸 멈춘다는 이유로 공갈젖꼭지를 물리고, 테이프를 붙인 행위는 신체적 학대 행위가 맞다"고 했다. 아기를 때리는 등 신체에 손상을 주는 것뿐 아니라 공갈젖꼭지를 억지로 물린 행위 자체만으로 신체적 학대로 볼 수 있다는 의미였다.


다품 법률사무소의 한지은 변호사는 공갈젖꼭지를 물고 있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지적하며, 신체적 학대라고 짚었다. 한 변호사는 "신생아들은 분유를 자주 토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 토사물이 기도를 막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도 공갈젖꼭지로 입을 막아 놓는 행위는 신체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병원 측의 행동은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행위(제17조 제5호)에도 해당한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아기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행동이라고 본 것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아기가 우는 건 밥 달라거나 잠자리가 불편하다는 등의 표현"이라며 "그러한 의사 표시를 일체 막은 병원 측의 행동은 정서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학대 행위"라고 했다. 이어 "피해자인 신생아에게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는 일"이라고 했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태희의 김경태 변호사, 다품 법률사무소의 한지은 변호사. /로톡뉴스DB
법률사무소 태희의 김경태 변호사, 다품 법률사무소의 한지은 변호사. /로톡뉴스DB


"벌금형에 그칠 것⋯취업제한 가능할 수도"

그렇다면 아기에게 공갈젖꼭지를 물린 병원 의료진이 아동학대를 했다고 인정받을 경우,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일까. 김경태 변호사는 "학대로 인해 아동이 사망했다면 강한 처벌이 이뤄지겠지만 현재 언론에 알려진 정황만을 살펴봤을 때 벌금형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처벌은 벌금형에 그치지만, 추후 가해자는 관련 기관에서 일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김 변호사는 "판사의 재량에 따라 최대 10년의 범위에서 취업제한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했다. 아동복지법 제29조의3(아동 관련 기관의 취업제한 등)은 아동학대와 관련된 범죄로 처벌받은 경우,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기간 내에서 의료기관이나 교육기관 등의 취업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가해자가 신생아실에서 근무하는 의료인이라는 점이 양형에 반영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지은 변호사는 "피해자를 안전하게 돌보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의료인이 오히려 학대 행위를 가했다"며 "이 부분은 양형 가중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병원 측에 책임을 묻는 것도 가능하다. 아동복지법 제74조(양벌규정)는 법인 소속 개인이 아동학대 범죄를 저질렀을 때, 위반행위 방지를 위해 주의 감독을 게을리한 법인에도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한지은 변호사는 "병원이 의료진의 업무에 대해 상당한 주의 감독을 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양벌규정에 따라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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